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엠제이유니버스 Oct 31. 2023

이른 아침에 보이는 것들...

새벽 4시에도 도전해봐야 할 것인가?

월수금에는 5시 1분, 화목에는 5시 2분에 알람이 켜진다. 

매일 5시에 한동안 일어나다가 식상해서 나름 변화를 주었다. 


아침잠이 많아 핸드폰은 거실 충전기에 올려두었고, 알람이 울기 시작하면 일단 일어나서 거실로 간다. 

여름에는 5시 무렵이면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겨울에는 아직도 밤이다. 

잠시 멍때리며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아빠, 엄마, 아이들 소유의 뭔가를 매일 해야 하기에 후다닥 헤치우고 옷을 입고 나서는 시간 40여분.

집 바로 앞에 따릉이 보관소가 있기에 따릉이를 타고 수영장으로 간다. 서서히 체온을 올리고 준비운동을 해나간다는 생각으로...자전거를 타고 갈 때는 캐논변주곡 1곡만 반복재생해서 듣는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데는 이 피아노곡만한 게 없다. 


거리에는 이 시간에 깨지 않았으면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 많다. 


종이컵을 하나 들고 길가에서 담배를 맛깔나게 태우시는 택시기사 아저씨,  

형광색 조끼를 입고 길가의 쓰레기와 낙엽을 부지런히 치우시는 청소부 아저씨, 

머리를 감지 않아 부스스한 나와 달리 이미 의관을 정제하고 출근길에 나선 것 같은 사람들, 

새벽이라 유달리 큰 소리로 지나가는 버스 안의 초롱초롱한 기사님과 아침버스 승객들, 

계절과 날씨에 크게 상관없이 비슷한 시간대에 산책을 하는 어르신들,

타닥타닥 규칙적인 발소리에 조깅을 하는 사람들, 

졸려보이는 주인들과 달리 말똥거리며 너무 신나게 산책을 하는 강아지까지... 


'아침 이른 시간을 나 혼자 이렇게 알차게 쓰고 있다.' 라고 자뻑하려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일상은 이미 시작됐다. 게다가 이런 나의 오만방자함은 수영장에 들어서면서 더욱 바스러진다. 


'지금 몇 신데 이제 와, 엠제이?' 라는 것처럼 수영장엔 수영인들이 가득하다. 그렇게 그들과 함께 '사람이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한 시간여 같이 땀흘리고 운동을 한다. 

그렇게 두 시간여의 아침 운동을 끝내고 지하철을 타면 ...평범한 회사원의 일상으로 복귀한다. 




1년 365일 매일을 이렇게 생활하지는 못하지만, 아침에 수영을 하고 오는 날은 몸은 피곤하지만 뿌듯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늘 비슷하고 무료한 일상에 '작은 스파크'와 같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만의 으쓱함도 있다. 사무실 옆자리 동료는 마라톤 매니아다. 기안84가 풀코스를 완주한 것을 기점으로 마라톤 인구도 늘었고, 서울은 마라톤하기도 좋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이번 주 일요일 풀코스를 세 시간에 도전한다고 한다. 무서운 사람... 또한 본인은 동호회에서 마라톤이 취미인 사람들과 너무 재밌게 풀코스를 달리고 있다고... ... 


문득 나의 수영인 생활을 되돌아 본다. 같은 취미를 가진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을 동호회 등에서 만나면 서로 격려하고 같이 재밌게 수영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다. 눈팅해온 동호회도 있지만 막상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같이 수영하기는 아직 내 실력이 미천하고, 성격이 그리 외향적이지 못한 듯 하다. 


"어, 엠제이. MBTI 가 I 였어, E 아니고?" 하는 회사동료들이 있듯이 여전히 수영에서 내가 추구하는 답을 다 찾지 못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아쿠아맨 네버 기브업' !!! 그냥 하다 보면 답이 보일 것이다. 새벽 네 시쯤 일어나면 책도 30분 정도 읽을 수 있고, 수영하기 전에 조깅도 할 수 있을텐데...라고 잠시 상상해보다 이내 현실로 돌아온다.   끝. 


#라라크루 #라이트 라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목표를 가진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