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양이 Nov 10. 2023

고통스럽고 불쾌한 사람


 1837년 11월 25일, 런던 동물원에 한 유인원이 도착했다. 어린 암컷 오랑우탄이었다. 사육사들은 제니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제니는 곧 런던 동물원의 인기스타가 되었다. 소문을 들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도 제니를 보기 위해 동물원을 방문했다. 그리고 수군의 옷을 입은 수컷 침팬지와 드레스를 입은 암컷 오랑우탄을 보았다. 이후 이렇게 말했다. "고통스럽고 불쾌한 사람"이라고.



 약 세 달 뒤, 한 청년도 제니를 보았다. 동물학자였던 그도 깜짝 놀랐다. 막 비글호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찰스 다윈이었다. 다윈은 한 가지 점만 빼고 여왕과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다윈은 인간의 우월성을 확신하는 사람은 모두 유인원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사람은 교만에 가득 차서 스스로를 위대한 작품이라 여기고, 신과 미물의 중간자적 위치에 자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믿는다. 그보다는 더욱 겸손하게, 나는 사람이 동물로부터 만들어진 존재라고 여기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제니와 만나고 20여 년이 흐른 1859년, 다윈은『종의 기원』을 출판한다.



이전 02화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할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