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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테씨 Jun 13. 2024

지루할 땐 거꾸로 가보자

새롭게 보이는 세상 


2021.7.19 

3주 차 운동 시작!

처음으로 45분 운동을 해낸 날이다. 물론, 실제 달린 시간은 다 합쳐도 15분이나 되려나... 그래도 걷는 것 포함 멈추지 않고 45분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참 쉽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2주간 운동을 하고 난 저번 주 금요일 저녁,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하더니 팔다리가 떨리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2주간 쉬지 않고 운동을 하기도 했고 오빠의 3주간의 야근이 끝난 날이어서 나의 긴장도 풀어져서였을까, 갑자기 몸살기운이 느껴졌다. 체력 회복을 위해 약국에 가서 만 원짜리 피로회복제를 샀다. 바로 마시고 주말 동안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잠을 잤다. 그리고 다행히 오늘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휴식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45분 운동을 해내기 위해 선택한 오늘의 나이키 런 가이드는 "First Long Run "가이드. 회복된 체력으로 호기롭게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첫 번째 시련 아닌 시련이 시작되었다. 에어팟 한쪽이 소리가 안 들리는 것. 나의 소중한 에어팟님이 아프신 것인가... 안 되는데... 에어팟님의 상태가 나의 운동을 막을 수는 없다는 생각과 한쪽이라도 들리는 것에 감사하는 찝찝함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의 나이키 런 가이드의 주제는 Why do we have to long run? (왜 긴 달리기를 해야 하는 것일까? ) 첫 번째 이유는 Challenge!(도전) 두 번째 이유는 Endurance!(인내심)까지 들었는데 에어팟이 결국 꺼졌버렸다. 이럴 수가... 아침 달리기를 하는 2주간 한 번도 충전을 안 한 나를 그제야 탓하며 시간을 보니 겨우 15분 지났다. 총목표가 45분이니 이제 30분 동안 가이드도 음악도 없이 오로지 달리기에 집중해서 나 혼자 버텨내야 한다는 뜻.

 

 달리다가 걷다가 달리다가 걷다가 갑자기 나의 좌우명이 떠올랐다. '나의 기분은 내가 정한다.' 날씨도 어떤 환경도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고 정한 나의 좌우명에 따라 다시 마인드컨트롤을 시작했다. 나는 가이드와 음악이 없어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건강한 몸이 있고, 에어팟은 충전하면 되고, 그동안 못 들었던 소리들을 들어보자라는 생각을 하니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들리기 시작한 소리는 새소리였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산이나 신데렐라 애니메이션에서만 들을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뭐라고 하는 걸까? 소리가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운동하면서 심호흡을 해줘야 해"

"더 빨리 움직여야 돼! 당신이나 잘해"

"여기서는 개 목줄 안 채워도 돼~" (채워야 하거든요! 저 개 무서워한다고요ㅜㅜ)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정겨운 대화도 엿듣고 바람 소리, 비행기 소리, 나의 숨소리, 나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운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인드컨트롤도 잠시 뿐 15분 후 다시 지루함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인 45분을 채우기 위해서 15분이 남았다. 가이드에서 들은 대로 Endurance(인내심)를 제대로 배운 날이다. 어떻게 15분을 버틸까 고민하다 20년 넘게 운동을 해오신 시어머님의 조언을 떠올렸다. 나의 시어머님은 환갑이 넘으신 나이에 55 사이즈를 유지하시며 아침마다 달리기는 아니지만 빨리 걷기 운동을 최소 20분에서 1시간 넘게 하신다. 그것도 20년 넘게 같은 운동장에서. 물론 삶에 따라 매일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한 매일을 운동해 오셨다. 진정한 꾸준함을 가지신 시어머님과 하루 운동을 같이 한 적이 있다. 그때 내가 했던 질문이 있다.


"어머님, 이렇게 계속 걸으면 안 지루하세요?"

"지루하지~! 그럴 때는 반대로 걸으면 또 달라. 보이는 것도 다르고"


같은 공원도 한 바퀴로만 바라보면 지루한 법. 시어머님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2주간 한 방향으로만 돌았던 공원을 반대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바람의 방향도, 햇빛의 방향도 완전 반대로 느껴짐을 느끼며 무사히 마지막 15분 운동을 해낼 수 있었다. 45분 운동!이라고 쓰고 '45분 움직이기'라고 읽는 게 맞겠지만, 어쨌든 성공!


✔오늘의 교훈

에어팟 충전은 제때제때 하자!


✔오늘의 고민

햇빛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선크림을 바르고 모자를 쓸까 아니면 차라리 태닝오일을 바르고 싹 태워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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