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분을 물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오늘 기분이 어때요?

by 루테씨

2021.7.21

아침운동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 3주 차. 수요일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수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피곤한 요일이었다. 2일의 평일을 보내고도 3일이나 남았다며 불평했던 날이었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신기하게도 몸이 가장 가벼운 요일이 되었다. 주말에 쉬었다가 다시 움직이는 월요일은 몸이 천근만근이고, 화요일 아침에는 조금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 수요일쯤 되어서야 몸이 운동에 적응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쉬지 않고 공원 6바퀴 달리기에 성공했다. 달리고 걷고 다 합쳐서 '거리'도 지금까지 운동 중 최고기록 달성이다!


아직까지 고민은 이 나이키런 앱의 '거리'가 어느 날은 Mile로 표시가 되고 어느 날은 km로 표시가 된다는 것. 어떻게 하나로 정할 수 있을지 검색해 봤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운동을 할 때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완벽하게 양쪽이 다 들리는 에어팟을 귀에 꽂고 힘차게 달리기를 시작했다. 오늘 선택한 나이키 런 가이드는 Next Long Run. 45분 운동하기가 목표인데 가이드가 42분짜리라고 나와있어서 선택했다. Run calm, run relax, run at peace라는 가이드 속 코치님의 말을 따라 속도를 조절해 보았다.


항상 달리기를 하다가 힘들어서 중간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이 가이드가 끝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운동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달렸을까, 조금 지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힘드니까 이제 곧 끝나겠지라는 희망을 가지며 한 바퀴만 더 달리자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힘내려던 순간, 귀에서 들리는 가이드의 말. "We are on the half way! (반절 달렸어요!)". 반절이라니...? 아직 온 힘을 다 쓰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달리는 속도를 낮추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휴... 첫 아이를 출산할 때 오후 2시쯤 진통 때문에 죽을 것 같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이 속도면 저녁 9시나 10시쯤 아가 만날 수 있겠네요"

라고 했을 때와 비슷한 좌절감이랄까...(아 물론 진통고통에 비하면 달리면서 느끼는 힘듦은 정말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작고 귀엽다.)


오늘 가이드를 통해 배운 단어는 Mitocondria (미토콘드리아). 몸의 에너지를 내는 세포라는데 오래 달리기를 함으로써 단련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 미토콘드리아를 단련시켜 보자!


어제보다는 덜 다이내믹하게, 조금은 잔잔하게 차근차근 건강해짐을 느꼈던 아침이다.

달리면서 가이드 속 코치가 계속 How are you doing? How do you feel? How did you feel? (잘하고 있어?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땠어?) 하고 질문을 하고 42분이 끝나갈 때쯤 First speed run가이드나 First long run 가이드를 다시 들어도 괜찮다고 말해줬다. 새삼 누군가 나의 기분을 물어줬을 때가 있었나, 이전 단계로 돌아가도 괜찮다고 말해준 사람들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울컥... 했다.


나를 위해 운동을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오늘도 무사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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