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는 4가지 팁!

열 명의 남자아이들과 스페인! 열여섯 번째

by 고용석

만약 여러분이 전시회를 보고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한 친구를 위한 기념품을 골랐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건 A 친구에게 사줘야겠다. 아, 잠깐 B도 하나 사줘야겠다


평소 친하던 친구 기념품을 고르고 나면 갑자기 또 친했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은사님도 생각납니다.

‘아 맞다. 그분 것도 하나 사야지. 잠깐, 그러고 보니 그분만 드리면 다른 분들도 섭섭해하겠다. 어쩌지?’


은사님 다음으로는 또 자신이 나가는 모임이 생각납니다.


그러고 보니 이미 사람들에게 말해놨는데.. 다들 잘 갔다 오라고 했는데 아무것도 안사면 섭섭해하겠지.


이쯤 되면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갑자기 챙기지도 않던 사람들과 모임이 생각납니다. 결국 여행의 재미마저 반감되어 버립니다. 저도 대학생 시절부터 여행을 다니면서 기념품에 대한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고르면 또 다른 사람이 생각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이런 생각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아집니다. 대학생 때의 인간관 계보다 현재의 인간관계가 훨씬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공항 입국장에 캐리어 하나만 밀면서 나옵니다. 주머니에서 선물을 꺼내며 연인에게 “스위스에서 생각나서 구입했어”라고 말합니다.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듭니다. 아마도 캐리어 + 양손에 주렁주렁 면세점 쇼핑백과 현지 쇼핑백을 들고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연인에게 “아 잠깐만 선물 줄게” 하면서 캐리어를 뒤적거리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기념품을 고르는 것을 보면 부럽습니다.


“이건 할아버지 거구요, 이건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거 골랐어요”


굉장히 단순합니다. 가족과 친구 정도만 챙깁니다. 모임이나 은사님이나 친구의 종류(?)도 따지지 않습니다. 아직은 관계망이 성인보다 좁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기념품은 항상 중요한 일이자 스트레스였습니다. 계속 떠오르는 사람들 챙기다가 정작 본인을 위한 것을 사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는 기념품을 줄 타이밍을 놓쳐 방치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많은 여행과 출장으로 나름의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몇 가지를 공유해 볼까 합니다.

항상 기념품 때문에 시간을 많이 소비하시나요?


1. 사람들은 의외로 내가 사 오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회사, 모임, 공동체 선물을 고민합니다. ‘이거 사면 너무 싼 거 샀다고 욕먹으려나?’ ‘일일이 다 챙겨야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받습니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오고 모임에서 선물을 돌려보기도, 그냥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많은 경우 해외에 다녀왔다는 것도 잊어버린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면세점 초콜릿 세트를 돌립니다. 그제야 “아 잘 다녀왔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기념품을 사는 쪽은 ‘내가 안사면 모임에서 섭섭해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기에 바쁩니다. 그저 내가 무사히 다녀왔다 정도의 표시를 하는 수준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2. 여행 첫날에는 기념품 예산의 10% 이하로만 소비한다.

여행 첫날에는 설렘과 흥분이 계속 이어집니다. 어딜 가도 지갑이 저절로 열립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날입니다. 기념품 샵에 가면 저도 모르게 많은 사람들 선물을 사려고 합니다. 그러다 여행이 계속되면서 사고 싶은 것들이 계속 나옵니다. 첫날에 많은 예산을 소비했기에 사지 못합니다. 이런 경험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내린 결론입니다. 첫날에는 아예 기념품을 사지 않거나 예산의 10% 이하로만 소비하시기 바랍니다. 첫날은 자신의 눈이 아닙니다. 여행의 흥분 때문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환전한 돈으로 지갑도 두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성이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제야 쓸모없는 물건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산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야 가성비가 좋은 기념품들이 눈에 보입니다. 만약 자제가 안될 것 같으면 첫날에는 기념품은 무조건 사지 않기를 권합니다.


3. 경험이 최고의 기념품이다.

뉴욕에서 기념품을 사기 위해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참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어리석은 일 중 하나입니다. 스테이크 하나에 4~5만 원 하는 가격이 부담되었습니다. 먹으면 끝나지만 기념품은 집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완전히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기념품은 정말로 원하면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명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는 먹을 수 없습니다. 패러 글라이딩, 번지점프도 다시 할 수 없습니다. 열쇠고리, 컵 등의 실물 기념품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예전에 친구와 일본 여행을 갔습니다. 대학생 첫 여행이라 많은 것이 익숙지 않았습니다. 그때 형이 자신이 찾던 책을 구입해 달라고 거금을 주면서 부탁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먹고 노느라 돈이 부족해졌습니다. 서점에서도 형이 찾던 책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 돈을 모두 먹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에 모두 썼습니다.


“그 책은 사 왔어?”


“미안해. 없었어.”


“그럼 돈은?”


“그냥 노는데 다 써버렸어”


형은 어이가 없었는지 웃다 화를 내다 나중에는 포기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지만 그 돈으로 먹었던 음식, 놀거리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4. 여행 중에 도움을 받거나 관심을 가져준 사람은 꼭 챙긴다.

혼자 여행을 할 때는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자유롭게 다니다가도 심심하고 아무 이유 없이 외로워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여행은 어때?’ ‘뉴스 보니까 지금 이렇던데 거기 괜찮아요?’ 등등의 친구의 선톡 하나하나가 고맙습니다. 이런 친구, 지인은 꼭 따로 챙깁니다. 아주 작은 선물이라도 개인적으로 전달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얻은 결과이지만 이런 행위가 관계를 더 조밀하게 만듭니다. 물론 연락을 안 한 친구를 안 챙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선톡을 했다는 건 그만큼 상대방이 먼저 나를 생각했다는 증거입니다. 아주 작은 관심에 선물로 보답하는 것, 이것이 개인적으로 조금씩 인간관계를 다져나가는 팁입니다.


기념품은 여전히 여행이나 출장이나 스트레스를 줍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위와 같은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이후에는 오히려 누군가를 챙기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결국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고 거기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를 반겨주고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념품을 통해 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여행의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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