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상형?!
타자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타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모른다는 데서 생깁니다. 작은 다툼이 생겨도 해결하지 못해 큰 상처를 입게 되고, 아니면 극도의 분노로 표출되어 나도 타자도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타자와 깔끔한, 위생적 관계를 맺으려 듭니다. 타자가 내 삶에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벽을 쌓아 올리는 것이죠. 그러나 그 방어벽 안에서 우리는 다시금 고통 속에 빠져듭니다. 혼자라는 불안감,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절망감이 찾아오는 겁니다. (신근영, 『사람은 왜 아플까』, 낮은산, 2017, 125~1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