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 이유 1 - 몸 건강
"4주 만에 체지방률 7프로 감량"
우선 사실이다. 처음엔 나도 되나 싶었다. 근데 한 번 해보았고, 또 실제 해냈다.
기간도 짧았고 처음 해보는 다이어트라 서툴었겠지만, 짧고 굵게 제대로 해 본 만큼 느끼는 게 있었다.
지금부터 작년 한 달동안, 정확히는 4주 동안의 다이어트 경험으로 배우고 느낀 것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원래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 다이어트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넘어 운동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고, 친구들에겐 운동잔소리꾼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체지방률 7프로나 줄였던 그 다이어트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내가 생각하는 체지방 감량의 주요 요인은 식단과 러닝이다.
1. 식단
나는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는데 사실 소화기관이 약하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소화부터 딱 안되기 시작한다. 평소에도 속이 자주 더부룩하고 음식이 소화가 잘 안 되는 편이다. 나이를 하나둘 먹어갈수록 더 그러는 것 같다.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은 30대 직장인의 아주아주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한다. 회사 다니면서 받는 일 스트레스, 사람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사무직인 경우 장시간 신체활동 없이 앉아만 있다 보니 증상이 더 심할 수도 있다.
이런 비실비실한 몸 상태에서 아래처럼 식단을 시작했다.
태어나서 식단을 제대로 해본 것은 이번 한 달이 처음이다. 근데 효과가 있었다. 회사의 일도, 사람도 변한 게 없었는데 식단을 바꾸니 확실히 도움이 됐다. 다이어트긴 했지만 양을 적게 먹진 않았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초콜릿, 빵, 과자와 같은 간식을 방울토마토나 단백질류로 바꿨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놀라울 것도 없다. 원래 기름진 음식과 면류의 탄수화물을 너무나 즐겼고, 술도 자주 마셨으니 말이다. 근데 저렇게 초록초록한 것들이 배 안으로 들어오니, 만년 버겁고 고생스럽게 일하던 내 위도 덩실덩실 춤을 췄을 거다.
2. 러닝
내가 다니던 사내 피트니스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아예 닫는다고 했으면 다른 곳이라도 알아봐서 운동했을 텐데, 조금씩 오픈이 연기되면서 당연히 지금까지도 피트니스는 닫은 상태다. 홈트는 천성이 의지박약이라 번번이 실패했고, 할 수 있는 게 러닝밖에 없었다. 그렇게 다이어트 기간에도 운동은 러닝으로 해결했다.
원래 활동적인 편이긴 했지만 러닝은 처음이었다. 가만히 뛰기만 하는 재미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피트니스에서도 러닝머신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밖에서 러닝하는 건 달랐다. 근처 공원에서 바깥공기를 마시며 뛰다 보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특히 한강공원에서 탁 트인 한강뷰와 함께 달리는 러닝은 가슴까지 뻥 뚫어주는 최고의 러닝이었다.
주 3회 이상 30분 이상씩 꾸준히 뛰니 처음에 힘들었던 러닝도 점점 힘이 붙었다. 달리기와 러닝의 효과는 이미 많은 글과 영상으로 익히 알려져 있으니 내가 여기서 다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러닝이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심장과 혈관을 튼튼하게 유지시켜주는 근본적인 건강함을 만들어준다는데 그것을 효과로 느낄 수 있었다. 점점 러닝 기록 자체가 좋아졌고 덜 힘들었다. 평소 일할 때 몸이 쳐지는 느낌과 피곤함이 줄고, 전보다 생기나 활력이 생겼다.
야 30대는 자기관리하면 20대, 안 하면 40대처럼 보이는 거야~
내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친한 친구들에게 건강하자고 하는 잔소리다. 사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20대 때 운동한 이유는 단순히 우럭 부럭 멋져 보이는 가슴 근육을 갖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아마 웨이트도 가슴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벤치프레스만 주로 했던 것 같다.
얼마 전 볼링을 치다가 어깨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갔다. 나는 볼링 때문에 아픈 줄 알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게 아니란다. 그동안 어깨에 부담을 주는 잘못된 운동습관이 쌓여 지금 통증이 나타난 거라고 했다.
"어깨 통증의 원인으로는 벤치프레스같은 웨이트 동작, 수영에서 접영과 같은 자세, 평소 옆으로 누워 잔다거나, 장시간 하는 스마트폰 등등이 있어요. 이런 동작들을 평소에도 주의해주셔야 하고....."
아뿔싸. 벤치프레스. 물론 벤치프레스를 하는 게 문제는 아니지만 내가 오랫동안 어깨에 부담되는 자세로 해왔으리라. 전체 몸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편식하듯 운동을 하니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운동을 오래 해왔지만 결과적으로 그건 건강을 상하게 하는 운동이었던 것이다.
20대에서 30대가 된 지금은 이젠 '몸 좋아 보이고 싶다'에서 '몸 좋고 싶다'로 바뀌었다. 보이는 몸이 아니라 말 그대로 몸 자체가 건강했으면 하는 열망이 커졌다. 짧은 다이어트 기간 동안의 경험이 컸다. 그때 느낀 건강한 생활습관과 몸의 변화가 내겐 매우 인상적인 기억이 되었다. 그리고 어깨 통증으로 느낀 것도 컸다. 20대엔 뭘 잘못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30대는 다르다. 30대라도 20대로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건강은 뒷전으로 살아서 40대의 신체나이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가. 20대와 40대로 보이는 차이라면 한 번 투자해 볼 만하지 않은가.
ps. 오늘도 춥다고 뛰지 않고 야식으로 치킨을 주문해버린 나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