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 이유 2 - 마음 건강
'겉모습에 속지 말자'
'껍데기가 아닌 본질이 중요하다'
'겉치레를 삼가고 실질을 추구하자'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외면보다 내면을 중요시하는 말들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 말이기 때문에 감흥이 없는 것일까. 사회가 날이 갈수록 보이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긴 하다. 그래서 뒷광고하는 일부 유튜버들, 외모는 물론 삶 자체에 필터를 씌우는 일부 인플루언서들, 이젠 누가 거짓말하는지 분간도 힘든 일부 정치인들.... 진짜는 없이 그럴듯한 껍데기들에 이골이 난지도 오래다.
그래서인지 외면을 경계하는 담론이 너무나 많다. 학교에서도, 종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이런 교훈들이 넘친다. 나는 너무 맞는 말들이 너무 많이 회자되다 보니, 오히려 외면의 좋은 가치마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난 내면을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외면을 가꾸는 것에 완전히 동의하는 사람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유희열 씨가 자존감이 낮아 고민이라는 학생의 사연에 이렇게 답을 해준 적이 있다.
옷을 잘 입어보세요
나는 예상치 못한 답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했다. 보통 이런 고민상담에는 '자신을 더욱 아끼고 사랑해보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자신을 비난하지 마라', '남의 시선에 의존하지 마라'와 같은 조금은 추상적인 답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유희열 씨의 한 마디는 구체적이고 간단했으며 명쾌했다.
자신도 그런 감정에 힘들어 할 때가 있었는데, 옷에 조금 신경을 쓰고 잘 꾸미고 외출을 하면서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고 했다. 옷을 잘 입는 것, 깔끔한 모습으로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감이라는 감정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모습을 가꾸는 일은 그렇지 않은 나의 자존감도 실제로 점차 끌어올린다. 자신의 깔끔하고 멋진 스타일만큼!
회사일도 마찬가지다. 어느덧 7년을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태도가 만드는 성과의 힘을 여실히 느낀다. IT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기술이든 업무 도메인이든 처음부터 완벽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럼 중요한 것은 태도다. 배우려고 하는 적극성이 있는 사람은 원래 아는 사람을 곧 압도한다.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 "manner maketh man"을 기억하는가. 원래 신사라서 매너가 있는 게 결코 아니다.
옷을 신경 써서 입어보는 것, 외출 전 머리를 잘 빗고 안경을 깨끗이 닦아보는 것, 일을 시작할 때 자세를 바르게 앉아보는 것, 역량강화보다 업무태도부터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 행복하기 위해 우선 많이 웃어보는 것.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내가 생각하는 '외면이 내면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외면과 내면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틀림없이 효과가 있다.
이 중에 제일은 단연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체와 정신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몸에 깃든다. 요가를 해본 적이 있는가. 처음엔 그저 유연한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 같지만 사실 내면까지 자아의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 요가의 본질이다. 건강한 정신은 신체 수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반대로 강인한 신체 역시 강인한 마인드를 필요로 한다. 박찬호 선수가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던 중 슬럼프가 왔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명상을 했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나는 종종 슬럼프를 겪을 때 마음이 건강하지 못했다.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고, 왠지 모를 불안감이 나를 덮칠 때도 있었다. 그럴 때 운동은 내가 할 수 있는 제일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운동하는 시간은 나의 스트레스를 덜어줬고, 운동으로 단단해지는 신체는 마음도 단단해질 수 있다고 나를 응원해주었다. 땀을 흘리면 찝찝해야 하는데 오히려 개운한 느낌이 드는 건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나도 당신도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나친 일반화로 마무리해야겠다.
"땀 흘리는 사람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