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단단 Mar 16. 2021

AI가 뭔가요? 먹는건가요?

AI 개발자가 말해주는 AI를 이해하는 시작점

지금은 소위 4차산업혁명시대, AI시대입니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국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면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런 용어들이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그 사건이 2016년 3월이니까 어느덧 5년이나 되어가네요. (세상에!) 그런데 여러분은 AI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계신가요? 수학은 물론이고 이과생들 공부하는 것만 봐도 이해가 안가는데 어떻게 AI를 알겠냐고요? 수식은 몰라도 됩니다. 아니, 오히려 수식을 빼고 말하는 AI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많아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과학자나 개발자가 아닌 모든 일반인들도 AI에 대해 관심갖고 알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이 복잡하고 어려워질수록 우리는 그것을 알아가는 일을 놓아버리기 쉽죠.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들의 결정과 개발을 보기만 하는 겁니다. 사회를 위해, 개인을 위해 절대 그러면 안됩니다.


우리가 AI기술에 대해 관심을 거두는 순간, 우리 사회는 매우 위험해질 겁니다. 벌써 AI로 인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AI 전문가는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이 아닙니다. 단지 그 기술을 깊게 알고 있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주도하고 결정할 권리는 없습니다. 일반인들은 기술도 모르는데 어떻게 기술지식에 대한 독점과 주도를 막을 수 있을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질문입니다. 성실하게 질문을 하면 됩니다. 그래도 일반인들이 모든 것을 세세히 알 수는 없겠지만, AI기술 중 중요한 부분은 대중적인 레벨의 지식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노력하면 알 수 있는 상식이 되는 것이죠. 그렇게 모두가 AI의 발전방향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다른 이유는 개인의 삶에 매우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AI 우리 삶의 곳곳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AI 스마트폰, 스피커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밥솥, 청소기와 같은 사소한 가전부터 머지않아 자녀교육, 노후, 문화, 여가, 개인사업  모든 부분에 깊이 스며들 것입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우리의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는데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자신을 지킬  있게 됩니다. 우리의 말과 글은 어떻게 수집되고 어떻게 쓰이는지 인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걸음, 호흡, 동선, 운전습관, 식성  거의 모든 것이 어떻게 수집될  있는지  필요가 있죠. 인터넷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며 새로운 사업기회가 수많이 탄생한 것처럼, AI 통해 산업변화를 읽고 새로운 일을 생각할 수도 있죠. AI사업이  코딩을 배워야만 하는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AI에 대한 오해부터 풀자.


AI를 한마디로 설명하긴 쉽지 않습니다. 자비스처럼 자의식갖고 사람같이 생각하고 활동하는 로봇이 AI일수도 있고, 좌표평면에서 몇 개의 점들과 가까운 직선 하나를 찾는 일이 AI일 수 있습니다. AI라고하면 전부 사람처럼 혹은 사람보다 뛰어나게 판단해서 결론을 낸다고 짐작하시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AI란 탁월함을 말하는 용어가 아니라 방식에 대한 용어입니다. AI가 대단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모든 일에 SF영화에서 본 AI로봇을 생각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Text 분야의 AI에서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영상과 이미지 분야와는 다르게 텍스트 분야는 AI 기술이 더 어려워 발전이 더딥니다. 그런데 최근 소설을 쓰는 AI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아니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 창작의 영역까지 AI가 성과를 보이다니 정말 놀랍죠. 어떻게 한 것일까요? 많은 소설책의 텍스트를 AI가 나름의 방식으로 학습한 다음, 사람이 AI에게 시작 문장을 주면 다음 이어질 만한 문장을 학습한 대로 비슷하게 만드는 겁니다. 다른 소설들과 비슷하게 문장이 나오도록 흉내내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하지 않은 방식의 문장 생성은 불가능합니다.


사람은 그동안 읽은 책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성격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인생의 모든 외부 경험으로부터의 감정, 영감 등의 영향을 받아 창작활동이 일어납니다. 글을 쓰고 있는 장소의 음악과 커피의 온도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요. 이와 달리 지금의 AI는 주어진 소설만 보고 다음에 나올 말을 비슷하게 생성하는 것 뿐입니다. 겉보기엔 사람의 창작활동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에 현재상황에서 사람의 창작활동과 같은 깊이와 다양성을 따라올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얘기입니다. 지금의 흉내내기 방식이 충분한 데이터로 깊이와 다양성까지 확보될 정도로 발전할 수도, 아예 다른 방식의 AI접근법으로 창조성있는 창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AI는 원래 프로그래밍과 뭐가 다른거야?


저는 개발자니까 개발자관점에서 AI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아래와 같은 문제가 있고 두 개발자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1이 들어가면 2가 나오고, 2가 들어가면 4가 나오고, 3이 들어가면 6이 나오게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같은 문제라도 기존 개발방식과 AI방식 두가지로 모두 접근 가능합니다. 그래서 A 개발자는 기존 개발방식으로, B 개발자는 AI방식으로 개발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A 개발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빈 상자에는 어떤 과정이 필요하지? 들어온 값이 전부 2배가 되고 있으니까 곱하기 2를 해주는 과정이 필요하겠구나." 그럼 개발자는 직접 곱하기 2라는 프로그램을 키보드를 쳐서 작성합니다.

B 개발자는 '곱하기 2'라는 사실을 직접 작성하지 않습니다. 저 빈상자에 AI 모델을 넣습니다. 그리고 값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AI 모델에게 알려줍니다. 그럼 AI 모델이 '곱하기 2'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그럼 개발자는 이 학습된 AI 모델을 프로그램으로 그대로 쓰는 겁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일하는 방식이 굉장히 다르지요? 문제를 해결하는 패러다임 자체가 상당히 다릅니다. 상황을 상당히 단순화시켜서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 개발자들은 A개발자처럼 일하기 위해 알고리즘이란 것을 공부하고 익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B개발자처럼 일해야 할 필요가 커져서 데이터분석과 AI까지 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불과 약 5년 새에 일어난 일입니다.


B개발자는 AI 모델에 정답, 즉 데이터를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AI는 근본적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어떤 좋은 AI도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현재 최신의 AI연구는 다량의 데이터가 필요없는 AI, 데이터가 없어도 스스로 학습하는 AI를 목표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데이터를 이미 많이 학습시켰거나, 스스로 데이터를 구해서 학습하는 개념입니다.


AI시대의 주역이라고 하면 모두가 구글, 아마존과 같은 AI 글로벌 기업이나 AI 대학 연구소를 떠올릴 것입니다. 당연히 맞는 얘기지만, 진짜 AI시대에 중요한 존재는 바로 우리 모두입니다. 현재의 그 어떤 AI도 데이터없이는 제대로 동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글과 같은 AI기업들은 모두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아직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분야에서도 데이터부터 확보하고 쌓고 있습니다. 마치 먼 미래 냉동인간부터 만들고 이를 해동시킬 기술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요. AI기술의 한계는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술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인간의 사고를 모방하고 인간사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우리가 가진 지식과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점이 AI를 이해하는 시작점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직장인의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