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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단단 Mar 25. 2021

취준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

자기소개서 쓰기,  인적성 공부 방법 그리고 마음 지키기

최근 취업준비생을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의 멘토로 참여했다. 오디오 직무 콘텐츠를 만들어 취준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나에겐 IT분야 멘토로 참여를 부탁하는 제의가 브런치를 통해 왔었다. 나의 약 8년간의 업무도 돌이켜 볼 겸 취업준비로 고생할 취준생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 같아 수락했다. A4용지 약 15페이지에 해당하는 문답지에 내 이야기를 담아 콘텐츠가 완성됐다. 그리고 오늘 약 3시간가량의 녹음도 마쳤다.


처음엔 일로 생각해 정보제공 위주로 작성하려 했다. 그런데 점점 답변을 써나갈수록 취준생들에게 마음이 쓰였다. 내 콘텐츠를 듣는 동생 같은 취준생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말이다. 오랫동안 회사에서 일해온 나에겐 너무도 당연한 것들인데 취준생들은 모를 이야기가 많았다. 8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세부 직무에 대한 이야기는 말고, 취준생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몇 가지 Q&A만 소개하려 한다.




Q. 자기소개서 작성하면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멘토님께서는 자기소개서를 쓰실 때 지원 동기와 입사 후 포부를 어떤 식으로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A. 대부분의 회사는 열정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겠지요. 그럼 자소서에서 열정을 어떻게 보이면 될까요? "저는 열정이 있습니다!" 혹은 "회사를 위하여 이 한 몸 바치겠습니다!" 이런 말을 쓰면 될까요? 모든 지원자가 그렇게 말합니다. 저런 말을 쓰는 것이 필요한 게 아니라, ‘열정이 있다’라는 말을 본인의 에피소드로 풀어내야 합니다. 열정이 있기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어떤 동아리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어떤 컨퍼런스를 다니며, AI스터디를 하며 대회에 나가 어떤 것을 만들어봤고 그런 것들 말입니다. 그래서 별거 아닌 것 같은 활동들도 항상 기록을 남기시길 추천드립니다. 언젠가 쓰입니다.

아, 그렇다고 해서 공모전이나 스펙 한 줄 올리기 위해 뭘 많이 하려는 분들이 많은데, 양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입니다. 한 가지 팁을 더 드리면, 공모전 입상에 포인트를 두지 말고, 공모전 입상을 위해 여기저기 발로 뛰어다닌 이야기를 쓰세요. '프로그래밍 동아리를 했다'를 쓰지 말고, 동아리에서 밤을 새우며 단과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학생들이 그걸 쓰는 것을 보며 느꼈던 첫 성취감을 쓰세요.




Q. 이런 후배가 들어왔으면 싶은 인재상이나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상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가끔 사석에서 회사 동료상에 대해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죠? 똑똑하고 일 잘하는 것 같은데 태도가 안 좋은 직원과 일은 느리고 답답한데 태도가 좋은 직원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 짓궂은 밸런스 게임 같은 질문이지만 저의 답은 명쾌합니다. 저는 일은 잘 못하는 것 같아도 태도가 좋은 사람을 뽑습니다. 결국엔 그 사람이 일도 잘하게 됩니다. 태도가 안 좋은 사람은 일을 안 합니다. 태도가 좋은 사람은 결국 시간과 노력과 적극성을 들여서 해내게 됩니다. 특히 IT는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계속 나온다고 했지요.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인 사람은 결국 못 버팁니다.  




Q. 안녕하세요. 서류는 붙지만 막상 인적성에서 자꾸 떨어져 자존감이 낮아지는 취준생입니다. 멘토님만의 인적성 공부 방법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벌써 입사한 지 8년이나 되어서 인적성 본지는 꽤 오래됐는데요ㅋㅋ 사실 시험은 다 비슷합니다. 강점을 강화하는 것과 약점을 보완하는 것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으세요? 저는 시험에서는 약점을 보완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50점에서 70점은 쉽지만, 70점에서 90점은 쉽지 않습니다. 약점을 보완하는 공부방법은 자주 틀리는 유형에 대한 집요한 연습입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이것을 스스로 ‘구멍 메우기’라고 불렀는데요. 자신의 구멍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다니며 그것을 채워 나간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겁니다. 문제를 틀리면 기분 나쁜 일이 아니라 기분 좋은 일입니다. 구멍을 하나 더 찾았으니까요. 실제 시험에서 구멍에 빠질 일이 하나 줄어드는 거죠. 한 번 이런 생각으로 공부해보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




Q. 멘토님은 면접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우직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습니다. 의욕이 없어 보이는 사람은 당연하고 너무 방방 뛰는 사람도 이상하게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같지 않고, 책임감이 변하지 않을  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실제로 일해보면 그런 사람들은 능력과 소통 측면에서 인정을 받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밝은 느낌의 자신감을 가지세요. 쫄지 말고, 나의 멋진 모습을 오해 없게  보여주고 오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들어가세요. 그럼 면접관들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어려운 시기인 것 압니다. 취업과정이 원래 그런 시기인데, 요즘은 코로나까지 겹쳐 더욱 어려운 시기일 겁니다. 하지만 '나만 힘든 게 아니다'라는 걸 잊지 마세요. 나 혼자 힘든 것처럼 오해해서 자신을 더 힘들게 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너무 달리지도 마세요. 아마 이런 오디오 직무 콘텐츠까지 찾아 들을 정도면 열정으로 열심히 달리시는 분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런 콘텐츠를 찾아 정보를 듣는 건 정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저도 학생 때 이런 정보를 알았다면 하고 아쉬운 마음이 크거든요. 여기까지 잘 들으셨습니다. 하지만 막 달리진 마세요. 여기저기 에너지를 태워버리지 마세요.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걸어 나가길 바랍니다. 그래야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습니다. 사실 취업이 목표지점인 것도 아닙니다. 입사해서 퇴사하는 사람이 절반이 넘고, 저 또한 회사 생활을 영원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많은 사람의 삶도 취준생 여러분들의 삶과 근본적으로 동일합니다. 누구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위에 서 있습니다. 취준 기간이다 보니 거절의 경험이 많을 텐데 자존감 떨어지게 두지 마시고 그저 바람이 지나가는 시간, 자신을 다독여주고 케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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