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을 하게 되면 샐러드를 많이 사 먹게 된다. 샐러드 업체가 많은데 나는 서브웨이와 샐러디를 자주 가는 편이다. 샐러드라고 가격이 저렴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샐러드라 해도 일반식과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거나 더 비싼 경우도 많다. 꾸준히 식단을 하려고 하는데 계속 샐러드 외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제적인 다이어트 생활을 위해 요알못 자취남인 나는 스스로 홈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방법을 생각했다. 아래 세 가지를 충족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1. 꼭 적당량을 살 것
샐러드 재료는 한 끼 분량으로 팔지도 않을뿐더러, 많은 양을 사는 게 당연히 경제적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1인 가구는 많이 사봤자 감당을 못한다. 그래서 유통기한 내에 먹을 수 있는 양을 적절히 구매해야 한다. 특히 채소믹스나 방울토마토는 신선도가 금방 떨어져 며칠 내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양으로 구매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3일 내에 7회분을 먹을 수 있는 채소믹스 700g' 이렇게 구매한다.
2. 준비과정이 간편할 것
나는 귀차니즘 지수가 높은 사람이라 준비과정에 손이 많이 가는 걸 안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 나와 지내본 적이 꽤 되는데도 요리를 많이 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샐러드 레시피 자체가 간단한 편이지만 나는 샐러드 만드는데 정말 2분가량만 사용한다. 먹고자 할 때 바로 준비가 되도록 세팅해두는 게 포인트다.
3. 원할 때 신속하게 구비 가능할 것
나는 장보는 일도 익숙하지 않은 30대 남자사람이라 다 모바일로 해결한다. 쿠팡프레시 등 새벽 배송이 되는 배송 앱으로 방구석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쇼핑한다. 특별히 배송 앱을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재료가 떨어지는 시기가 다른데 그날그날 부족한 재료만 그대로 구매해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간편해서 상품도 배송 앱 내에 있는 상품에서만 고르는 편이다. 나는 쿠팡의 노예?ㅠ
내가 홈 샐러드 먹는 방법
자 이제 본격적으로 나의 홈 샐러드의 모든 것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채소믹스다. 1Kg짜리나 2Kg짜리 채소믹스를 사면 더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으나 내가 혼자서 다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700g짜리 채소믹스를 산다. 채소믹스가 오면 그대로 싱크대에 부어 씻어내고 아래 사진과 같은 채소 채반 용기에 나누어 담는다. 나는 700g짜리는 7번 정도 먹는다. 바로 먹을 1회분은 샐러드볼에 담고 나머지는 3회분씩 용기에 나누어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딱이다.
두 번째는 닭가슴살. 나는 많이 가공 처리된 닭가슴살을 좋아하지 않아 다양하게 먹어보진 않았다. 그래도 너 댓개는 먹어본 결과 하림 닭가슴살만 한 게 없다. 부드럽고 개인적으로 질리지 않는 맛이라고 생각한다.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서 잘게 찢어 채소믹스 위에 올리면 된다. 편의점에서 사면 한 개에 3000원이 넘지만 10개 묶음으로 주문하면 절반 가격인 15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10개 정도씩 주문하면 유통기한도 충분해서 적당하다.
세 번째는 드레싱. 나는 친구들한테 드레싱 빌런이라고 불릴 만큼 드레싱을 많이 뿌리는 편이다. 엄격한 식단을 생각하면 줄이는 게 맞지만 드레싱마저 없다면 난 식단 이미 실패했을 사람이다. 드레싱에도 당과 칼로리에 따라 식단에 적합한 순위가 있는데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골라 먹는다. 마치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고르듯이. 내 원픽은 풀무원 클래식 시저 드레싱. 220g에 4000원 정도 하는데 한 통을 6번 정도면 다 쓰는 것 같다;;;
네 번째는 짜 먹는 단호박 에그 샐러드. 나의 홈 샐러드에 탄수화물 담당을 맡고 있다. 단호박과 삶은 계란이 퓨레처럼 들어있는 샐러드다. 1kg에 12000원 정도인데 필요한 만큼 짜고 뚜껑을 닫아놓으면 된다. 이렇게 깔끔하고 간편할 수가 없다. 샐러드 10회 정도 먹을 양은 되는 것 같다.
다섯 번째는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아이템이다. 단호박 에그샐러드가 탄수화물 담당이라면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은 지방 담당이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은 보통 지방을 아몬드로 보충하는데 나는 아몬드를 직접 먹지 않고 아몬드 추출액인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로 섭취한다. 190ml 24개 들이를 사면 14000원 정도라 하나에 600원 정도 한다.
여섯 번째는 방울토마토. 방토는 샐러드에도 넣어 먹고, 그냥 입 심심할 때 자유롭게 먹는다. 채소믹스처럼 방울토마토 사서 꼭지 떼고 깨끗이 씻어 냉장고에 넣어두면 언제든 간식처럼 바로 먹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다.
자, 이제 과연 나는 경제적인 샐러드 생활을 하는지 한번 따져보자.
채소믹스 700g 8000원 (7회 분량)
하림닭가슴살 110g 10개 15400원 (10회 분량)
풀무원 클래식 시저 드레싱 220g 4190원 (6회 분량)
짜 먹는 단호박 에그샐러드 1kg 11490원(10회 분량)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190ml 24개 13350원(24회 분량)
방울토마토 750g 1팩 5500원(10회 분량)
위 여섯 가지 재료를 1회 분량 기준으로 대략 계산해보면 이렇게 된다.
채소믹스 1200원
닭가슴살 1500원
드레싱 700원
단호박 에그샐러드 1100원
아몬드브리즈 600원
방토 몇 알 500원
-> 총 5600원!
나의 홈 샐러드 한 끼는 5600원이다. 매번 구매하고 재료 준비하는 수고와 채소 채반 용기 구매 등의 부차적인 비용까지 생각한다 했을 때 나의 홈샐러드 한 끼는 6000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나는 이 홈샐러드가 영양도 균형 잡혀있고 간편하며 꽤 알뜰한 샐러드 한 끼라고 생각했다. 사 먹는 샐러드가 7,8천 원 정도 되니까 직접 만들어 먹으면 절반 가격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금액이 크게 나왔다.
사실 나의 홈 샐러드는 채소가 풍부하고 단백질과 지방이 포함되어 있지만 탄수화물은 조금 부족한 샐러드다. 고구마나 현미밥 등 탄수화물이 좀 추가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최소한의 영양소가 들어있는 기본 샐러드이기 때문에 여기에 가끔 스페셜 토핑(바나나, 아보카도, 파프리카, 계란, 베이컨, 리코타 치즈 등)이 얹어 먹기라도 한다면 한 끼 비용은 7,8천 원 정도 된다.
전에 결혼한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회사에서 점심은 물론 저녁도 해결하던 그 친구가 결혼하고 자신이 급하게 밥상을 차려야 했다. 요리라고는 해본 적이 없으니 최대한 간편하게 차려보려고 두 명이 먹을 햇반과 스팸 등을 마트에서 샀는데 2만 원이 넘었다고... 그냥 근처 식당 나가서 맛있는 걸 먹을 걸 그랬다고 하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집밥이, 아니 집샐러드가 꼭 싼 건 아니었다.
알뜰한 샐러드 식습관을 만들었다고 뿌듯해했는데, 따져보니 딱히 경제적이진 않아 기분이 꽤 싱거웠다. 그래도 스스로 만든 샐러드는 양도 넉넉하고 영양 균형도 맞고, 무엇보다 내 입맛에 맞는 샐러드니 계속 만들어 먹으려고 한다. 아, '밖에서 샐러드를 사 먹을 때 그렇게 비싼 게 아니니 자유롭게 먹어도 된다는 점' 이 한 가지 깨달음은 얻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