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하면 수익이 생기는 P2E 앱, STEP'N
요즘 NFT업계에서 아주 핫한 앱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걷기와 러닝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흥미로워할 앱이고, NFT나 P2E와 같은 블록체인 서비스에 관심 있는 사람도 솔깃할만한 앱이다. 그러니 취미가 러닝이고, 일은 NFT인 내가 이 앱을 그냥 지나칠 리가 있겠는가. 이 앱을 알게 되고 열심히 찾아보고, 뉴비로 일주일 동안 살아본 후기를 말해보려고 한다.
오늘 소개할 앱은 STEP'N(이하 스테픈)이라는 러닝 앱이다. NRC나 런데이 앱처럼 스마트폰에서 Start를 누르고 뛰면 된다. 그러면 앱이 GPS를 사용해서 러닝 기록을 측정해준다. 그럼 다 똑같은데 이 앱이 무엇이 다르냐? 바로 스테픈은 러닝을 하면 돈을 준다는 점이다.
스테픈은 NFT 운동화를 산 후 러닝을 하면 돈을 버는 앱이다. 그냥 뛰면 다른 앱과 다르지 않지만 앱 내에서 NFT 운동화라는 아이템을 사서 뛰면 운동량에 따라 GST/GMT라는 토큰을 지급해준다. 이 토큰은 운동화를 레벨업하거나 수리하는 등 앱 내에서 게임 활동을 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이 토큰을 모아서 외부로 갖고 나오면 거래소에서 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나는 오늘 10분을 조깅했는데 10GST정도를 보상으로 받았다. (참고로, 2022년 4월 12일 현재 1GST의 시장가는 약 한화 5000원이다.)
10분을 뛰었는데 어떻게 5만 원이라는 돈이 생길 수 있느냐. 간단히 말하면 게임 내에서 보상으로 받은 토큰이 외부에서 거래할 수 있는 형태이고, 이 서비스가 현재 시장 가치를 인정받아 가격이 높게 형성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앱 안에서 게임을 하기 위한 아이템인 NFT 운동화도 수요가 몰리며 점점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금은 가장 저렴한 운동화가 약 130만 원 정도이고 비싼 운동화는 1000만 원을 넘어 5,6천만 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신을 수도 없는 운동화는 왜 몇 천 만원씩 하는 거야?
그리고 나는 PT 비용만 회당 5만 원씩 내고 있는데,
단지 10분 뛰었다고 5만 원을 준다고?
놀라운 게 당연하다. 스테픈 가상 운동화를 사서 직접 이용해보니 NFT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나도 신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일주일 정도 이용해 본 후기를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대다수가 '난 도대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모르겠어~'하는 반응이다. 알파고, AI, 비트코인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젠 메타버스, Defi, NFT, P2E 등등 계속해서 쏟아지는 모르는 용어와 뉴스에 벅찰만하다. 나도 이런 마음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연히 우리에게 다가오는 변화고, 앞으로 더 확대될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소개하는 스테픈은 여기서 P2E에 해당하는 서비스다.
P2E는 Play to earn의 줄임말이다. 게임을 하면(play) 돈을 버는(earn) 서비스라는 말이다. 게임 중 특히 MMORPG라는 장르의 게임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게임 캐릭터를 키우고 아이템을 사고 파는 활동을 하는 게임에서는 그 게임 세계 속에서의 가치가 캐릭터나 아이템에 쌓이게 된다. 그 가치는 게임 내에서 쓰이는 자체 코인으로 측정이 된다. 이전 게임들에서는 그 아이템과 코인이 게임 속 세상에만 있었다고 한다면, P2E는 그 게임의 아이템과 코인이 블록체인이라는 디지털 공간으로 나와 현실에서 소유가 증명되고 거래가 된다.
STEP'N은 P2E에 피트니스를 결합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스테픈에서는 M2E(Move to earn)이라고 하는데, 움직이는 만큼(move) 돈을 준다(earn)는 말이다. 내가 앞서 러닝이라고 했지만, 사실 본인이 원하는 속도에 맞는 운동화를 사서 플레이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은 Walker 운동화, 가볍게 조깅하고 싶은 사람은 Jogger 운동화, 제대로 러닝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은 Runner 운동화를 사면 된다. 그리고 러닝 앱을 하듯 걷거나 뛰면 되고, 게임을 하듯 운동화를 수리하고 레벨업하며 플레이를 하면 된다.
요즘 핫한 메타버스, NFT 열풍과 더불어 P2E게임도 작년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기대와 각광을 받았다. (최근 3월부터는 NFT 거래량과 검색량이 감소하며 그 인기가 시들해진 분위기다. 사실 그간의 인기가 급격한 관심과 과열로 버블이 끼어있다고 보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이미 대중적으로 성공해서 많이 알려진 크립토키티나 엑시인피니티같은 P2E게임도 있지만, 동시에 대중과 투자자의 기대를 안고 론칭했으나 게임 자체가 별로여서 실패하거나 의도적으로 개발사가 사기를 쳐서 망한 P2E 게임도 많다.
문제는 망할 경우 기존 게임이면 게임 회사만 망하면 되는데, P2E 게임의 경우 게임에 참여한 유저들도 같이 손해를 본다는 게 문제다. P2E는 유저가 단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일부에 대해 오너십을 가지는 참여자가 된다. 오너십을 가지기 때문에 P2E 게임으로부터 수익을 얻지만, 오너십을 가진다는 것은 곧 손해도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돈을 들여 토큰을 사서 이 게임에 참여를 했는데, 그 토큰의 시세는 떨어질 수도 있다. 물론 게임 개발사는 이 토큰이 시세가 많이 떨어지지 않도록(=게임이 매력적인 게임으로서 계속 흥하도록)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개인도 이 게임에 참여할 때는 어느 정도는 투자 수익을 떠나 이 게임 자체가 주는 가치에 공감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스테픈으로 치면, 이 서비스를 통해 경험하는 러닝에 대한 동기부여와 나의 건강, 환경이라는 가치에 공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상되는 토큰의 외부 변동성과 NFT 신발에 대한 가격, 본인 자산을 함께 고려하여 적절한 자신만의 투자 금액을 정하고 P2E를 시작해야 한다.
STEP'N과 같은 P2E는 투자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만족하지 못하고, 게임이나 피트니스만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만족하지 못한다. 투자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딱 움직인 만큼만 보상이 생기니 이 서비스를 좋아할 리가 없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 피트니스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게임에 큰 금액의 초기 자산 투입을 한다는 것에 공감하기 어렵고, 아이템과 보상 토큰의 변동성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혹시 관심이 있는 분이 있다면 M2E, 즉 운동과 투자를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해서 하길 바란다. 스테픈은 초기보다 가격이 많이 올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큰 편인데, 2022년 4월 말에는 The SNKRZ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M2E를 즐길 수 있는 국산 스테픈도 나온다고 한다. 스테픈이든 다른 어떤 P2E든, 본인이 시작하려고 한다면 개발팀이 프로젝트를 실제 이끌어 갈 역량이 되는지, 믿을 수 있는 팀인지, 모든 게 잘 진행된다고 해도 투자 및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잘 따져보고 해야 한다. Web3 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DYOR(Do Your Own Research)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말만 믿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사해서 알아본 후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M2E를 해본다면 러닝으로 건강도 챙기고, 수익으로 동기부여도 받을 수 있는 '슬기로운 러닝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