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언제 또다시
이런 동화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을까

Ep002 나만의 시선으로 홋카이도를 담다.

by 규진 Gyujin

오늘은 홋카이도 여행 3일 차 드디어 오타루에 가는 날이다.

오늘 날씨는 아침부터 눈이 많이 왔기 때문에 오타루에서도 날씨가 안 좋을까 봐 걱정됐다.

그렇게 설렘반, 걱정반인 심정으로 조금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오타루로 향하는 열차를 1시간 반 정도 탔을까

어느 순간 내릴 때가 되었고, 내린 순간 내가 했던 걱정은 전부 사라졌다.


"오타루에서 맞이한 맑은 하늘이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DSC04460.jpg "오타루 역에서 바라본 풍경"

걱정은커녕 행복한 마음이 너무너무 커졌고,

이 풍경을 바라보며 나의 모든 감각을 이 오타루를 느끼는 것에 집중시켰다.

DSC04499.jpg
DSC04538.jpg
"오타루 역시 고요함을 품고 있었다."

매번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을 때마다 생각한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나의 시선으로 남긴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그렇게 나는 따뜻해지는 내 마음을 고이 품고 오타루의 풍경에 더 깊게 빠져보기로 했다.

DSC04617.jpg "동화 같은 오타루의 바다"

그렇게 몇 걸음 걸었을까

끝에 보이던 바다에 도착했다.

어떻게 1분 1초 한 순간도 빠짐없이 나에게 큰 감동을 줄까?

이 풍경을 순간, 나는 가만히 서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DSC04608.jpg

"오타루의 바다는 파도하나 치지 않는 고요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 풍경과는 다르게 내 마음속은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평소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면 카메라부터 꺼내게 되는데,

마치 이 풍경은 나에게 말해주듯

"카메라는 천천히 들고 지금은 온전히 네가 느끼는 감정에 집중해 봐"

라고 나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가만히 이 풍경 자체를 느껴보게 됐다.

나는 이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도 그렇고 예전에도 그렇고 SNS에 유명 관광지를 다녀온

사진을 올린다거나 영상을 올린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다만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고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사진작가 되고 싶어 하는 나는

여행을 갔을 때 그곳만이 주는 분위기, 냄새, 소리, 감정

이것들을 깊고, 더 깊게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뿐이다.


나 또한, 어떤 여행지를 가던 카메라에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서 있는 "나"에게 집중하여 그곳의 모든 것들을 소중히 기억 속에 담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여행 간다면

여행지만이 주는 특별한 감정에 집중해 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는 또 하나의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기억 속에 소중히 담고 오타루에서의 여행을 이어나갔다.

DSC04593.jpg "맑고 깨끗한 오타루 운하"

위에 보이는 이 사진은 오타루의 운하이다.

오타루의 운하는 어두울 때 봐야 예쁘다고 했던 거 같은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맑은 하늘의 오타루가 더 예쁘다고 생각했다.

DSC04587.jpg
DSC04594.jpg
"오타루 운하의 잔잔한 일상들"

소소한 일상들이 녹여져 있는 이 풍경들

"작고 평범한 순간들이 나에게 항상 특별하게 다가온다."

DSC04691.jpg "오타루 오르골당 앞에서 바라본 상점가"

나는 홋카이도에 있는 매 순간이 동화 같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지?"

DSC04632.jpg
DSC04668.jpg
"오타루 상점가의 모습들"

솔직히 이때 상점가로 들어왔을 때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그냥 이유는 이랬다. 너무 예뻐서

거리에서 맛있는 것들을 먹는 사람들, 손잡고 같이 걸으며 여행의 행복함을 즐기는 사람들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웠다.

DSC04648.jpg "맑은 하늘을 품은 오타루"

그렇게 나는 오타루의 감성을 더 깊게 느껴보고자 번화가가 아닌 인적이 드문 거리에 들어가

또 다른 분위기의 오타루를 찾으러 떠났다


그곳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그곳의 풍경은 또 나에게 어떤 감동을 줄까?

많은 생각과 기대를 하며 설레는 마음을 품고 오타루의 길에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하얀 풍경에서 나는 무엇을 남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