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은 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귤 Nov 01. 2016

울적한 밤

나는 잔뜩 화가 났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게 이렇게 화가 날 줄이야

서운한 감정보다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 더 컸다

이때껏 연애라는 건 이득, 손해 이런 걸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매번 주위 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녔는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니 더 화가 난다

방에 홀로 앉아 이러쿵저러쿵 화를 녹이고 있을 때

지금 제일 보기 싫은 애칭이 보였다

밉다 그런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집어 드려는 내가 더 밉게 느껴졌다

나는 핸드폰을 집어 든 오른손을 왼손으로 막아 핸드폰을 내려놨다.

핸드폰 다이얼은 그 뒤로 네 ~ 다섯 번 더 울리더니 잠잠해졌다

또 왠지 서운해졌다. 이 사람이 날 생각하는 건 네 ~ 다섯 번의 다이얼 정도인 걸까

밉지만, 혹시 몰라 다시 핸드폰을 쥐고 연락을 기다려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는커녕 흔한 카톡 하나 없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울음이 나왔다

이 사람에게 나는 정말 무엇일까

별 하나 없는 어두운 밤

나는 눈물에 젖어 밤을 지새웠다

매거진의 이전글 언젠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