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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귤 Nov 15. 2016

바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았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곳인데, 가까울수록 찾아가기 귀찮은 게 사람 마음인가 보다

    나는 인천에 살지만 바다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 인천 지역 중 내륙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부평에 사는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애초부터 바다와의 인연이 깊지 않은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바다를 자주 찾진 않는 나이지만,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와의 연이 깊지도 않고, 추억도 없지만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며 바닷바람 속을 걷고 있는 상상을 하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이런 바다를 상상만 할 뿐 찾아가질 않다 보니 바다는 나에게 멀지 않아도 먼 그런 존재가 되었다.

    난 언제 보았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그 바다 앞에 서 있다. 내가 의무복무 중인 까닭에 그런지 아니면 바다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바다는 여전히 웅장하고 조금은 쓸쓸하게 다가왔다.

    아주 작았던 시절의 나와 여전히 작은 지금의 나는 바다 앞에서 똑같이 미미한 존재. 그 자체였다. 바다도 나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시간을 거슬로 처음 바다를 본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바다를 보며 서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과거, 미래 그 무엇도 생각하지 않은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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