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 착, 착 - 달리며 쌓아가는 삶의 케이던스

마라닉 30일 러닝 챌린지 34일 차

by 박이운

오늘도 새벽 네 시, 공기를 가르며 달리던 난,

발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착, 착, 착


규칙적인 소리.
리듬을 잃지 않는 발자국.
그리고 문득 찾아오는 깨달음의 순간.

이 리듬이야말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




케이던스가 뭐야?

러닝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단어가 있다.
"케이던스(cadence)."


1분 동안 두 발이 땅을 차고 나가는 횟수를 말한다.

우리는 종종 속도를 내기 위해 발을 길게 뻗지만,

그것보단 빠르고 가볍게, 규칙적으로 발을 딛는 것이 더 중요하다.


높은 케이던스는 지면과의 충돌 시간을 줄이고,
수직 충격(몸이 튕겨 오르는 힘)을 최소화해
무릎과 발목 같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그 결과,
더 오래, 더 부드럽게, 그리고 더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고 오래 나를 데려가기 위한 리듬.

그것이 케이던스였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달리기를 하며 알게 됐다.

내가 거창한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게 아니라,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나만의 리듬을 잃지 않고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속도를 내기 위해 무리해서 뻗지도 않고,
멈추지 않기 위해 다급하게 달리지도 않고.
그저 내 페이스에 맞는 적당한 박자로,

착. 착. 착.


서두르지 않고, 멈추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발자국을 남기며 나아간다.




삶에서도 쌓아가는 케이던스

삶도 그런 것 아닐까?

대단한 결심이나, 눈부신 하루가 필요한 게 아니라,

새벽에 눈을 뜨는 일,

물 한 잔을 마시고 몸을 깨우는 일,

스트레칭을 하며 내 몸과 내 숨을 한 번 더 느끼는 일,

달리면서 해묵은 감정을 덜어내고

희망에찬 새로운 감정을 내 안에 쌓아가는 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루틴들이
착. 착. 착.
내 안에 하나둘씩 쌓여간다.

그게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나는 오늘도 내 리듬에 맞춰 나아간다.




조용히, 단단히, 그리고 멀리

오래 달리기 위해,
나는 멀리 보지 않는다.


나는 오늘 하루의 케이던스를,
내가 쌓아야 할 단 하나의 발자국을 내딛으며 바라본다.


내 삶은 그렇게,
조용히,
단단히,
그리고 멀리 흐르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리듬.


착. 착. 착.


그 발자국들이 모여, '나'라는 이름의 길이 되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