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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외과의사 Sep 10. 2023

'자기혁명' 북리뷰 Chapter 1 - 아우라

자기 혁명 - 박경철

자기 혁명 - 박경철




이미 10년 전에 나온 책이다. 평소 롤모델인 박경철 저자가 ‘청춘들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청춘의 나이대는 지극히 주관적이겠으나, 나의 20대 시절 청춘에서 이 책을 접했다면 절반 정도에서 책을 덮었을 것이다. 그나마도 읽은 절반에서 와닿는 구절은 거의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책은 무겁고 진중하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읽은 ‘자기 혁명’은 읽는 내내 깨달음과 위로를 전달해 준, 그야말로 ‘청춘을 위해’ 쓰인 책이었다.


완독 후 필사를 하며 남기고 싶은 주제는 크게 두 가지 정도였다. 아우라와 가치관. 깊게 사유하고 내 삶에 적용시키기 위해 이번 북리뷰는 두 챕터로 제작할 예정이다. 그중 첫 번째 아우라.



아우라는 무엇인가?


아우라는 ‘신체에서 발산되는 보이지 않는 기나 은은한 향기 혹은 사람이나 물건을 에워싸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다. 어떤 사람에게 그만의 독특한 아우라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존경하거나 존중하고 때로는 그를 위해 무언가 기꺼이 도와주고 싶어 진다.

-  아우라는 분명히 있다. 어떤 아우라인지, 어느 이유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다. 위에서 언급한 아우라의 정의처럼 보이지 않고, 은은한 향기, 고유의 분위기 같은 말로 구체적으로 특징지을 수 없다. 다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고, 그런 아우라를 느낄 때면 우리는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가지거나, 의미를 부여하고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아우라는 한 가지 장점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정중하고 우아한 태도와 미소, 일을 처리하는 열정과 집중력, 언어에서 느껴지는 신뢰감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나므로 좋은 습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퇴적물과 같다.

-  아우라를 지닌 사람들은 복합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장점이 또 다른 장점과 연관되고 그 연관성들이 얽히고설켜 그 사람을 장점 덩어리로 만들어 버린다. 예를 들어 특정인의 느긋한 말투는 신뢰감을 주며, 충동적인 말실수를 피하고 정중함과 신중함을 부여한다. 이는 곧 자신감으로 이어지며, 여유로움으로 나아간다. 심적, 신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은 결코 불안정하지 않다. 장점이 장점을 불러일으키는 연쇄적 과정이 한 사람의 아우라를 만들어 간다.



또한 아우라는 본인의 삶의 단점들이 제거된 상태와도 같다. 즉 자신의 삶에서 단점들이 제거된다는 것은 삶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고 자신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의미다. 마치 진흙이 묻은 구슬처럼 장점이 햇살에 드러나는 반짝이는 상태가 바로 아우라인 것이다.

-  사실 장점을 키우기보다 단점을 제거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아무리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시도하더라도 결국 발목을 잡는 것은 기존의 나쁜 습관이다. 항상성을 유지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의 선천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쉽고 편한 길을 벗어나려는 선택을 할 때, 즉 그간 고착되었던 단점을 하나둘씩 제거해 나갈 때 아우라를 장착할 수 있다.



나쁜 습관부터 제거하라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바꿀 작은 행동의 변화조차 시도하지 못하면서 인생의 꿈을 말하고 그것을 이룰 최선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허나 ‘수다’에 불과하다. 긍정적 애티튜드를 만드는 출발은 내일부터 무엇인가를 하겠다가 아니라 내일부터 무엇인가를 하지 않겠다가 먼저인 셈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를 위해 새로운 계획,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고, 얻으려 한다. 하지만 양손에 가득 쥐고 있을 때 또 다른 것을 손에 쥘 순 없다. 그전에 우리는 기존의 것을 내려놓아야 하고, 내려놓아야 할 대상은 우리의 나쁜 습관들이어야 할 것이다.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과정이다.



이때 명심할 것이 있다. 단발적으로 버리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일요일 아침에 게으름을 버리고 등산을 한 번 가거나, 밀린 청소를 한꺼번에 해버리겠다는 결심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것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결심이다. 정말 버려야 하는 대상은 장기적 인내가 필요한 것들이어야 한다. 잠을 참아내거나 담배를 참아내거나 술을 참아내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늘 그것과 투쟁해야 하는 것들을 버리기로 결심해야 하는 것이다.

- 내게 지금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른 대상은 의미 없는 scrolling이었다. 이전 유튜브에서 강연을 보던 중 기억에 남은 댓글이 있었다. “이 영상 덕에 인류는 발전할 것입니다. 발전한 인류는 쇼츠 100개 릴스 100개를 보고 제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당시는 웃고 넘긴 댓글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뇌리에 깊게 박혔다. 집중력을 앗아가고 도파민에 무뎌지게 하는 자극적인 1분 이내 동영상을 끊는 것. 시청 시간을 줄이기보다 온전히 버려야 할 대상 중 1호가 쇼츠와 릴스 시청이었다.






아우라를 장착하는 과정은 결국 나를 돌아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본인의 장단점과 좋은 습관, 나쁜 습관을 파악해야 한다. 쉽고 편한 선택이 아닌 조금은 의지가 필요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편한 선택들이 누적되다 보면 장점이 단점보다 커지고, 좋은 습관이 나쁜 습관보다 많아지게 된다. 이 과정으로 나아가는 길은 역설적이게도 불편하면서 즐거워야 한다. 아우라는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과정을 겪고 나서야 은은한 향기가 나를 감싸고 사람들은 나를, 우리를 재평가할 것이다.


- 자기 혁명 북리뷰 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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