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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isbumpy Mar 08. 2022

망망대해

드넓은 바다 위

망망대해를 항해하던 큰 유람선에서 뛰어내렸다. 


운 좋게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외딴 기둥을 찾았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드넓고 푸른 바다만이 보인다. 나는 지금 전망이 탁 트인 곳에 있다. 가끔 바다 안개에 가려져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신기루를 보기도 한다. 나는 어디로든 갈 수 있고, 그 어느 곳도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열심히 배웠던 생존수영을 해야만 한다. 오로지, 나 자신을 믿고.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설레는 마음이 찾아오기도 하고, 헤엄치다가 스스로 힘에 부쳐 물에 꼬르륵 들어가진 않을까, 상어가 덮치지는 않을까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가 종종 엄습해오기도 한다.


구조대가 오기를 바라는 안일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구조대는 없다.

헤엄치다 발견하게 되는 작은 쓰레기 봉지 하나가 있다면, 그것으로 튜브를 만들어 상황을 대처해 나갈 테다. 어떻게든 헤엄치다 보면, 어딘가 도착해있겠지.


그곳이 심해가 아니길 바라며.

설사 심해라 하더라도, 무사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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