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다쳐요? ... 다치면 알아요?
오늘을 살기에 늘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오늘을 만들어준 어제에 감사하기보단, 어제의 발자취와 부족함에 대해 성찰하고, 부족하고 아쉬운 면을 조금이라도 발견하는 순간엔 스스로를 꾸중한다. 다가올 내일에 대한 설렘과 기대보단, 다가올 내일과 미래에 지금과 같아서는 안된다며 스스로를 꾸중한다.
다짐은 언제나처럼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과도 같았다. 늘 밀려오는 바닷물에 쓰러져 그 자리에 그 다짐이 머물렀는지도 모를 만큼 흐트러져 자취를 감추곤 한다. 나의 다짐은 늘 그렇듯 작은 파도에도 쉽게 형체가 희미해지곤 한다.
매일 글을 써야지, 영상을 만들어야지, 책을 읽어야지, 일찍 일어나야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 달려야지, 주어진 삶과 하루에 감사해야지 반복되는 다짐을 하곤 하지만, 모든 것을 이루기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모든 것은 온전히 자신의 나약한 마음과 우유부단함으로부터 무너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오늘도 다짐을 번복한다.
매일 글을 써야지, 일찍 일어나야지, 매번 ~해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그러나, 정작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는 일엔 인색하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나는 "그냥,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지금보다 더 풍요롭고,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뻔하고, 추상적인 이유들로 나의 다짐을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짐은 늘 모래로 쌓은 성처럼 약한 바람에도 부서졌고, 작은 파도엔 자취를 감췄나 보다. 뼈대가 없는 겉보기에만 멋진 모래성이라, 살랑바람에도 무너져버렸나 보다. 그래서 이젠 쉽게 무너져 내리는 모래성이 어떤 모양이었는지 기억할 수 있도록 단단한 철심을 찾아, 세우려고 한다. 중심을 조금 더 단단하게 그리고 깊숙하게 세우려 한다.
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상처 난 부위에 스스로 된장을 바르는 것처럼 많이 쓰라리다. 상처를 보고, 그 자리에 된장을 덧댈 때, 느껴지는 고통은 바르기 전 "아, 저기에 이 된장을 바르면 너무 아프겠지?"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아픈 부위를 보고, 된장을 직접 발랐을 때는 "딱, 5초"만 죽을 것처럼 아프더니 그것도 금세 사라진다. 그 자리엔 늘 그렇듯 딱지가 지고, 상처 자국이 남는다. 그리고 나는 그 상처를 두고두고 기억하며, "왜 다쳤는지, 앞으로 그런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몸소 깨닫곤 한다.
그리고 지금,
덧날대로 덧난 상처 위에 된장을 발라본다.
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