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풀어보는 그 과정만으로도 아침은 우리에게
창문을 열자, 햇살이 집안 가득 드리워진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보고 일상을 돌아본다. 막 던져진 박스, 바구니에 모여있는 사과들, 이리저리 흩어져있는 나의 물건. 고요한 아침, 집 안을 천천히 들여다보니, 어제의 내가 보인다. 며칠 내내 하나에 집중하지 못했다. 집안의 어질러진 물건들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나의 목소리가 물건의 사소한 배열 하나 하네에서 느껴진다. "그동안, 정신없는 삶을 살았구나." 주변을 정리하고, 지난날의 나를 되돌아본다.
어두운 방에 햇살이 드리워지자, 무거운 몸은.. 꿈틀꿈틀.. 거리다 일어난다. 완전히 일어나던지, 커튼을 치고 다시 자던지 어쨌든 일어나야만 한다. 햇빛은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이 무거운 몸뚱이는 싫든 좋든 일어나 움직여야만 한다. 그대로 누워있기엔 이 따뜻한 햇살을 무시할 수 없다.
아침은 늘 피곤하다.
밤에 잠이 드는 건 너무나도 아쉬운데, 아침에 깼다가 다시 잠드는 것은 왜 이렇게 달콤할까?
아침은 그만큼 설레는 것일까?
아침은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선물해주는 것일까?
도대체, 아침만 되면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얼마나 좋은 선물이길래, 다시 잠들고 싶은 마음이 쉽게 찾아오는 걸까?
얼마나 꽁꽁 묶은 선물인지, 웬만한 의지로는 풀어보기도 어렵다.
끝내 포장지를 뜯어 상자 안에 선물을 갖는 것도 좋지만,
선물을 뜯는 그 의지의 과정마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침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