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이 필 때면, '아, 봄이 오긴 왔구나' 중얼거리곤 하지.
활짝 핀 벚꽃을 보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촬영하는 사람들.
벚꽃과 개나리 그리고 다양한 꽃이 필 때면, 우리는 ‘아, 봄이 오긴 왔구나.’라고 중얼거리곤 하죠. 예쁘게 활짝 핀 벚꽃을 휴대폰 속에 간직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바람을 타고 옆사람에게 그리고 그 옆사람에게 전달되어 모두 하나같이 폰을 들어 꽃을 모바일 속에 담아두고 있더라고요. 누구나 예쁜 것만 보면 늘 소유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바람을 맞아 살랑거리는 벚꽃을 가만히 보고 앉아있자니, 어머니의 검은 머리칼 사이사이에 흰머리가 나듯, 활짝 핀 꽃 틈 사이로 초록 잎이 삐쭉삐쭉 나와있더라고요. 다행히도 서울에 비 소식이 잠시 있다가 사라졌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꽃잎이 모두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이 만개한 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더라고요.
이런 기회는 흔히 오지 않기 때문에 꽉 부여잡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 꽃놀이 가면, 어디 돌아다니거나 앉을 곳도 변변치 않겠지만, 그마저도 좋은 순간이겠죠. 혼자라면, 가만히 앉아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꽤 멋진 하루가 되겠네요.
어쨌든 봄은 곧 지나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