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녀기 Jan 19. 2019

정글 속으로! Tawian travel 4

Shan-ping forest로 가다!

제인 구달 박사님께서는
타잔처럼 되길 원하셨지.
정글로 들어가니
이곳에서의 시간이 멈추길 바랬다.

우리들은 항구에서 차를 타고 Shan-ping Forest로 향했다. 차 안에서는 보는 바깥 풍경은 여전히 적응이 안되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바나나 나무, 파파야 나무 등 열대 과일들을 재배하는 농장들이 많았다. 우리가 가는 Shan-ping Forest는 산림자연보호구역으로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Tunghai University에 계신 Kam 교수님 덕분에 우리들은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한 2시간쯤 갔더니 산 입구가 나왔다. 표지판에는 4km면 도착한다고 나와있었는데 4km가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산이라 길이 험하고 조금만 길을 벗어나면 낭떠러지인 곳이었다. 길마다 표지판에는 낙석주의가 보였다. 정말로 가는 길에는 낙석의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만에 오기 전, 나는 국제면허증을 챙겨 왔다. 우리나라와 교통법이 비슷하고 국제면허증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챙겨 왔지만 우리나라에서 발급한 국제면허증은 쓸 수가 없었다. 나는 Shan-ping Forset로 가는 길을 보면서 내가 운전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2019년 01월 03일 대만, 왼쪽 Shan-ping Forest로 가는 길, 오른쪽 Shan-ping Forest 위치

분명 2km라고 표지판에 나왔는데 목적지가 보이질 않았다. 옆에서 운전하고 있는 Ming-Feng의 후배 분도 분명 2km라는 표지판을 봤는데 아무래도 표지판이 잘못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았다. 창 밖을 보며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을 보니 예전에 Kam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났다. Kam 교수님께서 한국에 오셨을 때 한국에 산은 대체로 고도가 어떻게 되며 제일 높은 산은 몇 m인지에 대해 물어보셨다. 나는 대체로 낮으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은 1950m인 한라산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정도는 동산이라고 하셨다. 대만에 와서 산을 보니 Kam 교수님의 말씀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차 안에서 감탄사를 외치며 밖을 보다 보니 어느새 우리가 머무를 숙소에 도착하였다. 숙소와 숲을 보니 이곳에서 딱 하루만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2019년 01월 03일 Shan-ping Forest, 우리가 머문 숙소 Photo by 유상홍 선생님

이곳저곳에 혹시 독특한 생물이 있진 않을까? 하고 둘러보았다. 아직 밤이 아니어서 생물을 찾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숙소의 정문과 쪽문마다 안내판처럼 무엇인가 붙어져 있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시는 신혜 시윤이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이곳에 원숭이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 항상 문을 닫고 다니라는 말이라고 알려주셨다. 아직까지 나는 야생에서 원숭이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문을 열어두어 원숭이가 들어오길 바랬지만 '운이 있다면 보겠지'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대충의 짐을 풀고 밖에 나오니 어디선가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원재는 Shan-ping Forest에서 찰거머리 같이 나를 따라다녔다. 원재도 나도 개구리를 보고 싶은 마음에 정말 대충 장비를 챙겨서 갔다. 우리는 개구리들이 많이 위치를 발견했고 날이 점점 어두워져 저녁 식사 후 랜턴을 챙겨 오기로 하였다.


대만에 오고부터 항상 저녁 식사는 늘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테이블이 돌아가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는 음식을 식탁에 놓으면 테이블이 돌아갈 수 있게 되어 멀리 있어도 쉽게 먹을 수 있었지만 불편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테이블이 돌아가질 않으니 테이블이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실용성 있고 유용한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식사 후, 곧장 랜턴과 카메라를 챙겨 개구리가 많았던 장소로 갔다. 역시 어린 친구들은 나보다 더 빨리 이미 자리를 잡고 개구리들을 관찰하였다. 탑에 탑을 쌓고 있는 개구리들은 전부 Hylarana latouchii라는 개구리였다. 정말 발에 밟힐 정도로 개구리가 많아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그리고 작은 연못 가운데에 돌탑에는 온통 개구리들로 가득했다.

2019년 01월 03일 Shan-ping Forest, 왼쪽 개구리 타워, 오른쪽 Hylarana latouchii 포접

이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Hylarana속의 개구리를 보았다. 한국에 돌아와서 호주에서 양서파충류를 공부 중인 Grant Webster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개구리 속이며 색으로도 성적 이형성을 보여준다고 말해주었다 (Bell et al., 2017).  개구리들의 색은 일반적으로 온도, 환경 그리고 호르몬에 의해서 변한다. 그러나 암컷과 수컷에 색깔이 확연히 다른 성적 이형성을 보여주는 개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최근에 많이 보고 되고 있다. 그중 Hylarana 속의 개구리들이 대표적이다.


대만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다면 대만에 서식하는 두 종의 Hylarana속의 개구리들에 성적 이형성에 대해 연구를 해보고 싶다. Hylarana latouchii라는 종의 개구리를 처음 봐서 좋았지만 이곳에서는 너무 많아 항상 볼 때마다 왜 다른 개구리는 안 나고 이 녀석만 나올까?라는 아쉬움을 삼켰다.


자리를 옮겨 조금 더 깊은 곳에 들어가기 전, 나는 어쩌다 보니 이곳에서 통역을 하고 있었다. Ming-Feng이 조금 더 깊은 곳에 들어가기 전 어린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주의 사항과 개구리들을 찾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밤에 개구리들을 찾을 때는 랜턴으로 주변을 비췄을 때 개구리가 있을 경우 개구리 눈에 빛이 반사되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약간의 연습을 한 뒤 이동하면서 찾아보았지만 많은 분들이 알려준 방법대로 찾진 않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탐사 다닌 경험이 있다 보니 정말 잘 찾아내셨다.


나는 이곳에서 오키나와에서 본 이후로 보지 못한 Buergeria속의 개구리와 매번 볼 때마다 반가운 Microhyla 속의 개구리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Buergeria robusta와 Microhyla heymonsi를 보았다. 많은 경험을 하진 않았지만 꼬마 친구들보다는 많이 보고 경험했기에 Microhyla 속의 개구리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설명해주면서 문득 든 생각은 나는 23살이 되어서야 봤는데 이 친구들은 더 어린 나이에 봤으니 내 나이 정도 되면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갖고 있을 것 같았다.

2019년 01월 03일 Shan-ping Forest, 왼쪽 Buergeria robusta, 오른쪽 Microhyla heymonsi

한참 개구리를 찾고 있을 때, 재윤이와 신혜가 뱀을 찍어왔다. 나도 보고 싶어서 얼른 갔는데 재윤이 아버님과 신혜 시윤이 아버님께서도 같이 오셨다. 아버님 두 분이 먼저 뱀을 찾으셨는데 잡질 못 하셨다. 뱀을 보니 독사인 것 같아 조심스러웠지만 아직 어린 녀석이라 나는 꼬리를 잡고 끌어내었다. 아버님 두 분은 내가 독사라 하니 전부 기겁을 하셨다. Ming-Feng 오더니 독사는 맞는데 모기 수준에 독을 가진 녀석이라 했다. 내가 본 뱀은 Boiga kraepelini라는 뱀인데 머리가 유난히 컸다. 그 와중에 Ming-Feng이 독사라고 말하고 시윤이에게 만져볼 것을 권유했는데 가장 어린 시윤이는 겁 없이 잘 만졌다.

2019년 01월 03일 Shan-ping Forest, Boiga kraepelini

다시 숙소로 돌아와 차를 타고 계곡으로 이동하였다. 옛날에는 물만 보면 미친 듯이 좋아했는데 정말 나이를 먹었는지 어린 친구들만큼 좋아하진 않았다. 대충 새로 찾은 개구리만 보고 위로 올라와 재윤이에게 별 찍는 방법을 배웠다. 재윤이가 오늘은 오리온 대성운을 보기 좋은 날씨라며 오리온 대성운 찍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별 보는 것도 좋아하다 보니 별을 찍는 것이 굉장히 낭만적인 일이었다.


오늘 하루도 Shan-ping에서 별을 보며 고량주와 함께 잠에 들었다. 매일매일 대만에서 Cheers!

2019년 01월 03일 Shan-ping Forest, 재윤이와 나의 합작품! 오리온 대성운


그 외 Shan-ping Forest에서 본 생물들

왼쪽 Odorrana swinhoana, 오른쪽 Gekko japonicus 우리나라 도마뱀붙이와 같은 종이다
왼쪽 Cryptotympana takasagona 탈피각 우리나라 말매미와 같은 속이다, 오른쪽 Bufo bankorensis


P.S.

Ming-Feng이 나에게만 이곳에서 Banboo viper라는 녹색 살모사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알려주었으나 깜빡하고 탐사 전 공지를 못 하였다. 후에 위험한 생물도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다.


Reference:

Bell, R. C., Webster, G. N., & Whiting, M. J. (2017). Breeding biology and the evolution of dynamic sexual dichromatism in frogs. Journal of evolutionary biology, 30(12), 2104-2115.


5부작을 생각했는데 분량 조절 실패로 7부작까지 이어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