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디테일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눈치'라는 말이 있잖아요? '눈치가 좋다'는 게 뭐냐면, 상대방의 필요를 읽는다는 거예요. 사람은 가족이 아닌 이상 타인을 만날 때 꼭 필요를 따져요. 일에서 만나는 관계는 특히나 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기회를 줄 상대를 만날 땐, 내가 상대에게 '뭘 줄 수 있는가'가 제일 중요해요.
제가 아무리 잘 나가는 연예인의 휴대폰 번호를 안다고 해도, 내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 모르는 거나 다름없어요. 관계는 아무것도 없이 성립하지 않거든요. 내가 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어야 하고, 그 사람 역시 나를 필요로 해야 하죠. 이게 필수 조건이에요.
박선용 스타일리스트 '베테랑의 한 끗' 인터뷰
누군가 그랬다. 나이 들어보니 명함의 수가 자신의 인맥이라고 착각했던 게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라고. PR일을 10년 정도 하니 어느덧 내 명함첩에도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연락처가 있다. 하지만 그중 내가 거리낌 없이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도 채 되지 않을 거다. 20대엔 나도 많은 모임에 나가 명함을 교환하며 내 명함첩을 두툼하게 채워가는 게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했다. 네트워킹은 ‘누구’를 아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아는 것부터 출발하는지도 모르고.
술자리, 주말 골프라운딩, 명절 선물, 주기적인 안부연락 등 소위 인맥 관리를 위해서 꼭 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분명 필요한 순간도 있다. 하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게 없이 이것들만 있다면 의미가 있을까?
결국 중요한 건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게 어느 정도 채워졌을 때 나도 상대방도 만족하는 건강한 관계가 성립된다. 한쪽만 주는 관계는 일시적으로 성립이 될 수는 있어도 절대 오래가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