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 것 같다가도 아직 춥고, 발이 시리고 몸도 벌벌 떨리네요. 4월 중순이 되었지만 아직 완연한 봄 같지는 않은 느낌. 여전히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겨울을 지나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글을 쓰려고 보니 며칠 전에 생일 운세로 열어보았던 카드 속 문구가 계속 맴돌아요. '10년 후 당신은, 당신이 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다. 용기는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다.' 사실 그 문구를 읽자마자 메시지가 가리키고 있는 '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았거든요. 그래서 메시지가 10년 후 내가 보내는 계시 같이 느껴져서 무서울 정도였어요. 지금 하고 있지 않은 것, 그러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제일 하고 싶다고 하루에도 수십 번 속삭여오는 것. 생일 운세에서까지 그 말을 해버리니 계속 마음에 꽂혀있네요. 아무래도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10년 후에 시작하는 것보단 지금 시작하는 것이 덜 늦은 것이겠지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기도 하니까, 그러다가도 속으론 '근데 또 진짜 늦을 때일 수도 있잖아.'하고 금방 시비를 걸어버려요. 내 안의 나와 사이가 좋았다면 뭐라도 조금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언제쯤 나와 제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