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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당 이종헌 Apr 15. 2018

무미

가스레인지 위에 
보글보글 
찻물이 끓고 있다 

싱거웠던 하루 
성긴 빗방울에 흘려보내고 

아침에 걸었던 발자취 
저녁에 다시 되짚고 나면 

하루는 끝내 
영(零)으로 남는다 

누구였을까? 

내 안의 뜨거운 불길
스러지게 한 이 

내 안의 거친 숨결 
잦아들게 한 이 

혁명(革命)처럼 뜨겁게 
가을은 끓고 있는데 

누구였을까? 

내 안의 수줍은 꽃잎 
떨어지게 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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