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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색 Mar 22. 2022

기분 좋은 우연의 일치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마법 같은 순간

음악을 들으며 미소 짓기, 사진출처: Pexels

정말 이상하고 신기한 우연이었다.


마치 누군가 의도대로 짜인 것처럼, 불안하고 우울하고 외로운 나를 위로해 주려는 듯 어떤 채널을 틀어도 신기한 우연의 일치로 방송 중인 모든 프로그램이 나에게 위로가 되는 내용들이었다.


'화난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화'는 건강한 것이고 오히려 정당하게 적절하게 표현된 분노가 사람의 심리를 더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다뤄 '화난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현명하게 직면할 수 있었다.


'그날'이라는 다큐멘터리는 폭우로 피해 입은 다양한 사람들을 생생히 전달하는 내용으로 이 세상에 최고 불행하다며 자책하고 불안에 떨던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거나 큰 피해를 당해 망연자실한 TV 속 수재민과 함께 꺽꺽 목놓아 울었더니 눈물과 함께 우울감이 씻겨 내려갔나 보다. 휴지 무덤이 생겼지만 더할 나위 없이 후련하다.


억울하고 불행하다 느낀 감정으로 분탕 치던 새까만 늪에 허우적 대던 순간이 거짓말처럼 파도가 잠잠해지고 고요가 찾아왔다.


뒤이어 채널을 돌릴 때마다 마주치는 모든 프로그램이 약속이나 한 듯 나의 고통과 불안을 잠재워 주었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도 너무나 고맙고 신기했다. 아무에게라도 큰 소리로 감사인사를 외치고 싶을 만큼. 평소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할 때 일부러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기도 하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때마침 보는 프로그램마다 나에게 필요했던 위로와 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다니.


신기한 우연이 마법처럼 펼쳐진 그 순간에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졌다. 생뚱맞게도 그냥 아무나에게라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졌다. 특히 어느 방송사 채널이든 모든 방송사 및 케이블 TV 관계자, 제작진 모두(연출, 촬영, 조명, 미술 등)와 배우들까지 빠짐없이 전하고 싶다. 좋은 영상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어느 우울한 처자의 시름을 잊게 해 주었으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덕분에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죽을 거 같은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깜깜한 어둠 속 길 잃은 어린양처럼 불안과 우울 속에 갇혀있는 외로운 영혼들이 우연히 마주친 짧은 영상이나 이야기로부터 작은 위로를 건네받고 치유로 이어지는 첫 발을 내딛게  좋은 창작물들이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을 것이다.


내가 경험한 놀라운 '우연의 일치'가 가능했던 것도 좋은 창작물들을 만들기 위해 피땀 눈물 흘리는 어느 이름 모를 관계자들 덕분이다. 그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사랑을 보내며 앞으로도 힘 내주시길.



우울감으로 바닥까지 떨어져서 무기력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틀어 둔 TV에서 마주친 영상들이 신기하게 저를 위로해주고 우울의 늪에서 꺼내 주었습니다. 사소하지만 저한텐 시의적절한 놀라운 경험이었습다. 머피의 법칙처럼 불운이 겹치는 날과 반대의 경우라 더 신기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와 같은 경험을 한 분들도 있으실 듯합니다. 원래 영화보기를 좋아했으나 그날 이후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을 보고 리뷰를 쓰며 맛보고 뜯고 씹어가며 즐기는 취미가 생겼답니다.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인생 영화나 드라마, 음악은 누구나 있을 거 같아요.


힐링을 얻든 순수한 즐거움을 찾든 좋은 창작물을 많이 접하셔서 풍요로운 정서를 만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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