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말이다.
언제 올 지는 모르지만 1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행여 연락을 놓칠세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수시로 핸드폰의 숫자 1을 노려본다.
갑자기 어느 순간 사라질 때 분명 연락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님은 아침 10시쯤이라고 하고 어떤 부모님은 저녁 7시쯤이었다는 그 통신 보약.
처음엔 보약? 하고 그 표현에 웃음 지었지만 그 단어를 맨 처음 창조하신 분의 그 참신함에 박수를 보낸다.
드디어 오후 3시, 숫자 1이 사라졌다.
남편과 나는 어? 드디어 사라졌다라며 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그리고 미리 궁금한 것을 적어두라는 선배 부모님들의 조언대로 메모를 꺼내 폭풍 질문을 한다.
아프지는 않았는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어느 연대인지, 동기는 몇 명인지, 챙겨간 물건들은 사용 가능한지, 행여 더 보내줄 것은 없는지, 입대할 때 남편과 같이 쓴 손편지는 받았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엄마가 만들어 몰래 가방에 넣어준 책은 봤는지....
아들은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해 주며 아직 1주 차라 그렇게 많은 것을 하지는 않았지만 동기들 모두 좋고 착하다고 했다.
그리고 첫날만 빼고 잘 자고 있으며 밥도 맛있다고 했다. 간식도 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온수도 잘 나온다고 했다.
그 말에 안도하며 1시간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 내내 사랑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하고 밥 잘 먹으라는 말을 수십 번 했다.
그리고 남편과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전화기를 놓았다.
다음 주엔 더 힘들어지고 그다음 주엔 더 힘들겠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처음 1주를 잘 버티고 견뎌준 아들이 대견하다 느꼈다.
남들 다 간다는 군대지만 정말 부모 입장에서는 애틋하고 절절하고 그립다.
이제는 부모를 지키는 군인이 된 아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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