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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 Oct 21. 2024

난도질당하는 시험 문제

수능 출제 위원은 보험 들어주시면서 학교 선생님은 왜 안 들어주시나요?

일 년에 4번 시험문제를 출제합니다.


두 과목 맡으면 8번입니다.


세 과목 맡으면 12번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두 과목은 기본이고 세 과목도 평범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12번의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데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지고하신 교수 부모님께서 학교 교육과 별개로 주장하시는 그 수많은 이론을 토대로 시험에 문제를 제기하면 저희 선생님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특히 영어일 경우 시험 문제에 대한 갖가지 매우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홀로 끝까지 본인이 맞다고 주장하시는 학부모님도 있습니다.


소수가 주장하는 의견까지 시험문제 반영해야 합니까?


학교에서는 학교문법이라는 것이 있고 교사인 저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이렇게 보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가르쳤는데 굳이 수업 시간에 가르치지 않은 특정 소수 교수의 의견까지 제가 염두하면서 학교 시험을 내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그 학생은 수업시간에 교과 선생님의 말은 듣지 않고 대체 무엇을 했던 것일까요?


물론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모두가 납득하고 수용할만한 기본적인 내용을 토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정 소수가 주장하는 것까지 다 가르쳐야 합니까? 그러면 대학은 왜 있는 걸까요?


시험이 끝나고 나면 사교육 기관에 몸담고 사람들분명하게 본인을 밝히지 않으면서 마치 학부모인양 또는 다른 학교 선생님이라 사칭하면서 엄청나게 전화를 해댑니다.


그냥 한 번 문제 제기를 해보자는 심보죠. 아니면 말지라는 식으로요.


그리고 정답이 두 개라는 둥,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지 않냐는 둥, 온갖 트집을 잡습니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시험 도중에 왜 질문하지 않았을까요? 만약 본인이 정답이 두 개라고 여기거나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시험 중에 질문해야 하지 않습니까?


물론 저희도 사람인지라 오류가 생길 수도 있죠.


그렇다면 12번의 시험과 학기별로 시행되는 모든 수행 평가에 대해 이렇게 전전긍긍 몸 사리면서 수십 번을 시험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검토하는  저희는 왜 교육청에서 수능 출제 위원처럼 시험 문제 오류에 관한 보험을 들어주지 않습니까?


수능 출제 위원은 문항 오류에 대해 교육부가 책임지면서 12번의 시험과 수행 평가를 출제하는 선생님들은 왜 책임져주지 않습니까?


수능 출제 위원은 사람으로서 실수를 할 수 있고 저희 선생님들은 사람으로서 실수하면 개인의 잘못입니까?


저희도 시험 문제와 수행 평가 문제 출제 시 문항 오류에 대한 보험 들어주십시오.


교육부에 계시는 분들은 공문 잘못 보내고 실수하신 적 없습니까?


저희 선생님들이 특정 이론을 주장하는 소수 단체들의 이론까지 다 살피면서 출제해야 합니까?


그것이 인간으로서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인간이 할 수 없는 능력 이상의 철저함과 완벽함을 저희 선생님들께 강요하지 마십시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희는 신이 아닙니다. 저희는 질타와 분노의 대상이 아닙니다. 저희는 올바른 교육을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아이들을 등급 매기는 입시 위주 교육이 문제이고 제도의 문제이지 저희 선생님과 학생이 무슨 잘못입니까?


시스템은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사제지간에 갈등만 조장하고 양산하는 이 제도 속에 피 흘리고 상처받는 선생님을 보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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