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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 Nov 10. 2024

수능 고사장 청소

교실당 2만원?

수능 고사장을 만들기 위해 2시간 동안 아이들과 청소를 했다.


1. 책상 서랍과 사물함을 다 비운다. 며칠에 걸쳐서 아이들이 짐을 집으로 옮긴다. 아직 다음 주에도 수업이 있는데 이 많은 것들을 다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


-> 선생님, 짐을 꼭 다 가져가야 해요? 할 말이 없다.

교육청의 이유는 이렇다. 언젠가 수능 고사장에서 소리가 울려서 그 이후로 모든 사물함과 책상에 물건을 다 비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그 많은 짐을 집으로 옮겨야 한다.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일주일 전부터 짐 옮기기 대장정이다. 그런데 다음 주에 수업이 들어 있어서 결국 수능 전날까지 짐을 가져가야 한다.

2. 교실에 있는 교탁, 청소도구함, 30개가 넘는 의자, 그리고 책상, 키높이 책상, 전자기기 충전 설치 박스, 공기 청정기, 거울, 액자, 분리수거함, 우산 꽂이, 쓰레기 통 등을 복도로 뺐다.

- 우리 반 아이들이 이 많은 것들을 옮기느라 나와 너무 힘들었다.


-> 선생님, 교실을 얼마나 깨끗하게 치워야 해요? 할 말이 없다.


교실이 지저분하면 수능을 못 보나?
교육청의 이유는 이렇다. 깨끗하지 않다고 시험을 못 보는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청결을 유지해 주기 바랍니다. 제자들과 선후배를 위해 봉사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주는 돈? 교실 청소비 2만 원?
우리 반 아이들 30명이 바닥 쓸고 닦고 창문과 선풍기 먼지 털고 얼룩 지우고 2만 원? 아이스크림도 천 원은 넘는다. 요즘 볼펜도 천 원은 넘는데?

3. 수능 방송 점검 때문에 아예 수업을 못하는 시간이 발생했다. 앞문과 뒷문을 다 열어두라고 한다.


-> 선생님, 방송 점검을 몇 번이나 해야 해요? 할 말이 없다.


교육청의 이유는 이렇다. 민원이 너무 많다. 특히 듣기 평가와 관련된 시간에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점검에 점검을 해달라.


-> 도대체 수능 고사장 청소도 우리가 학생들이 몇 주에 걸쳐서 하고,
수능 감독도 우리 선생님들이 새벽부터 총동원돼서 하고,

고사장 청소는 2만 원? 아이들 아이스클 하나 사줄 수 없는 돈인데 작년 1만 원에 비해 올려줬다고 한다. 정말 감사해야 하나?

수능 감독비는? 그 돈 안 받고 안 한다.
선생님들이 정말 돈이 없어서 그 감독비 받고 한다고 생각하나?
수능 감독 연수 때는 선생님들에게 하지 말라는 말만 두 시간 넘게 한다. 그리고 온갖 수능 고사 시 민원 사항만 늘어놓고 늘어놓는다.

안 하고 싶어요!! 안 할래요!!

-> 내 생각을 이렇다.

1. 고사장 건물을 단독으로 만들어라. 요즘 폐교도 많으니 폐교도 활용해라.
(다양한 자격증 시험도 여기서 봐라. 학교 빌려주듯 교실당 2만 원 받고 빌려줘라. 맨날 학교 빌려서 아이들 금요일마다 청소하고 책상 옮기고 짐 집에 가져가게 하지 말고!!)

2. 감독 전문 인력 뽑아라. (민원 발생 안 하는 전문적인 감독 요원을 연수해서 매 시험마다 투입시켜라. 적정한 임금을 주고 전문적으로 양성해라!!)

AI도입도 좋다. 시험지가 제시간되면 배부되는 로봇을 만들어라. 제 시간되면 딱 뺏어 걷어라. 그리고 카메라도 돌려라. 부정행위하는지 안하는지. 신상도 안면인식이든 지문인식이든 하고.

이런 첨단 시대에 청소 용역 하나 못부르고 고작 2만원 주면서 아이들 청소시키냐.

 우리 선생님들 매마다 동원시키면서 고작 그깟 감독비 주는 건가? 그 돈 안 받고 안 한다.
그러다가 문제 발생하면 선생님들 오라 가라 마치 잘못한 사람처럼 힘들게 하고. 아이 수능 망친 사람취급받으면서 평생 마음 힘들게 하면서 말이다.

됐다.
안 한다.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이 수능 고사장 청소하고 꾸미고 감독하는 사람도 아니고 수능 감독 때문에 전국의 학교가 휴업이 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앞으로 고사장 건물 만들고 전문 인력 양성해서 체계적인 수능 시험 운영하시길~!

고사장 건물 못 만들고 전문 인력 양성 못하면서
2만 원에 청소시키고
전날 연수부터 새벽 출근, 5시 넘어서까지 시키면서 대체 수능 감독비 얼마 주냐? 교수들 시켜라.

안 해요~!!

전 학교의 학생과 선생님이 수능날 수업을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셨나요?

오늘도 행정실에서 2만원 받으러 오라고 메세지가 3번이나 왔다.

안받고 안한다고요.
그깟 돈 주면서 오라가라야.
수업하다말고 돈받으러 가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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