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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 Oct 04. 2024

백지 답안

종칠 때까지 표기하지 않는 아이들

시험 종료 약 10분 전입니다.


아직 답안을 마킹하지 않은 학생들은 답안을 마킹해 주시기 바랍니다.


엎드려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하나둘씩 깨우며 마킹을 하라고 안내한다.


그럼에도 한 학생이 끝까지 안 일어난다.


시험 종료 약 5분 전입니다.


여전히 일어나지 않는 아이에게 다가가 백지 답안을 제출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아무렇게라도 찍어서 마킹하라고 해야 맞는 것인가?


운 좋으면 하나라도 맞으니 한 번호로 일관되게 마킹하라고 해야 하나?


백지답안을 내면 왜 감독 교사가 사유서를 써야 하나.


끝까지 자신이 아는 문제가 없어서 풀 수 없다는 학생이 있는데 말이다.


인적사항은 꼼꼼히 제대로 쓰고 시험에 응시했는데 막상 아는 것이 하나도 없을 수 있지 않나?


토익 시험이나 자격증 시험 볼 때 백지 답안을 내면 안 되나? 그것은 되면서 왜 수능이나 학교 시험에서는 왜 안된다고 하는거지?


학생이 끝까지 답안을 작성하지 않으면 감독교사에게 뭐라고 하는 거지?


그러면 나는 그 아이에게

아무렇게라도 마킹하렴 내가 너 때문에 감독을 소홀히 한 교사가 되니까라고 말해야 하나?


대통령 선거도 투표를 할지 말지 선택하는데 학교에서는 무엇이든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당연한 것처럼 부여된다.


백지답안


모르면 못 쓰는 거지


그걸 왜 아이에게 찍어서라도 마킹하라고 강요하는 거지?


이게 상식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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