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개는 인생의 동반자
누군가 나에게 아내의 임신 기간 중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10개월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에 간 일’이라고 말할 겁니다. 아마 요즘의 부부들이 많이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꽤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한번 살펴보려고 해요. 아내의 임신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남편인 나에게 바라는 것’에 대해 물어 보았는데, 많은 대답 중 하나가 바로 산부인과 진료는 반드시 함께 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 남편들 중에서 저의 생각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임신한 사람은 아내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아내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아내가 원하는 것을 함께 하고,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남편의 역할 중 하나일 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산부인과를 아내와 함께 가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산부인과라는 공간 자체가 어색했고, 아내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상황이 불편했습니다. 내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공간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산부인과라는 공간과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는 오히려 아내와 함께 산부인과 가는 것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따금 임신했을 때 함께 산부인과에 갔던 기억에 대해 말하곤 합니다. 아내는 그것이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이야기하죠. 그리고 아내가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도, 매번 남편과 산부인과에 동행했던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언급하곤 합니다. 임신한 아내와 산부인과 진료를 무조건 함께 가기로 했던 그 때의 나에게 잘했다는 칭찬 한 마디를 던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