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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흘살기 전문가 Mar 07. 2024

2. 내가 사랑하는 함덕에서

JEJU_골목길 하나하나 사랑스러운 그곳

대한민국 사람중에 제주도 한번 안가본 사람이 있을까. 나처럼 혼자 아이를 둘 데리고 오는 경우 옮겨다니기 힘들고 딱 한곳에 갈게 있고 싶다면 동쪽에 위치한 함덕을 추천한다. 제주공항에서 20km거리로 가까운 함덕 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고운 모래사장이 해변에 있는 카페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어 어린 아이들이 놀기 좋다. 골목길 사이사이에 트렌디한 카페와 맛집도 많아 아이들과 산책겸 걷기도 좋고 열흘을 있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해변가 끝자락에 봄이면 유채꽃이 만박하는 서우봉이 있어 아이들 데리고 가볍게 산에 오르기도 좋다. 서우봉에서 내려보는 함덕은 경치가 끝내준다. 해변가를 따라 카페, 식당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어 물놀이나 모래놀이하다 아이들 밥 먹이기도 좋고 함덕 해수욕장 중심에 있는 유명한 호텔의 식당과 놀이 시설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하지만 추천하는 숙소는 따로있다. 함덕 해변 끝부분에 있는 중저가 호텔 두어곳이다. 아이들 조식도 포함된 숙박비가 특급 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열흘살기에도 부담이 없고 해변가를 바라보는 뷰도 좋다. 함덕해수욕장 메인 방면에서 해변가 따라 걸어도 4~500m 거리라 아이들과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주방이 있는 숙소를 원한다면 서우봉 반대편 위치의 집들 사이사이에 몇군데 있다.



   



눈감고도 함덕 해수욕장 주변이 그려질 정도로 두 아이와 함덕의 구석구석을 누볐다. 첫째가 초등학교 가기전 추억을 쌓고 싶어 갔던 여행이라 7살, 4살때 여행이었다. 이후에도 아이들과 몇번 더 제주를 갔는데 그때마다 함덕을 꼭 들린다. 큰아이는 현재 13살이 되었는데도 열흘 살았던 기억을 대부분 하고 있고 둘째는 기억이 없다고 한다. 



제주도 한바퀴를 돌면서 여러 좋다는 해수욕장을 다 가보았지만 나에겐 아직도 함덕이 일순위다. 아이들과의 추억이 곳곳에 깊게 배인 그곳에 가면 그때의 젊은 나와 어렸던 아이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함덕은 갈때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좁은 땅에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관광객들이 일회성으로 이용하는 숙소로 이용되어 한적했던 그때의 정취는 사라지고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버렸다. 안그래도 주차공간이 협소한 해변은 제주의 유명 어린이작가 갤러리까지 들어서면서 골목 곳곳을 거니는 낭만도 사라졌다. 


내가 좋아하는 곳이니 남들도 좋겠지 아쉬우면서도 갈수록 상업시설만 들어서는 걸 보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다. 아이들은 조식먹고 나와서 야트막한 해변에 발 담그고 모래놀이도 하고 작은 게도 잡고 한참을 그렇게 놀았다. 저녁에는 말 마차를 타고 해변을 한 바퀴 돌았는데 마차에서 보는 밤바다의 풍경이 색달랐다.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꺄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마부 아저씨께서 말 위에도 타보라고 하며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다. 제주 파도바람에 그동안 쌓였던 육아스트레스가 씻겨가고 새로운 기운으로 충전이 되는 것을 느꼈다. 혼자 둘 데리고 오길 잘했다. 토닥토닥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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