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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림 Dec 30. 2020

공존의 이중성

마음의 메모

밥 먹는 건 싫지만, 배고픈 건 더 싫다.
그래서 한 알의 약으로 배고픔을 달래는 그날이 오기를 언제나 기대한다.


잠자는 건 싫지만, 피곤한 건 더 싫다.
그래서 캄캄한 새벽에 눈을 붙이고 잠이 오길 바라지만 어느새 동이 튼다.


걷는 건 싫지만, 달리는 건 더 싫다.
그래서 나는 빠른 경보로 걷는다.


혼잡스러움이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다.
그래서 누군가와의 차 한 잔과 수다를 좋아한다.


커피는 좋아하지만, 아메리카노는 싫다.
그래서 나는 시럽이 잔뜩 들어간 바닐라라테를 좋아한다.


생선구이는 싫어하지만, 안 먹는 건 더 싫다.
그래서 나는 비린내가 덜 나는 살아 있는 날 것의 회를 좋아한다.


추운 건 싫지만, 더운 건 더 싫다.
그래서 나는 에어컨을 틀고 양말은 안 신는다.


아침은 싫지만, 밤은 더 싫다.
또 한 살 먹는 내일로 향하기 때문이다.


좋음과 싫음 그 중간의 양면성은 언제나 이것 아님 저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함께 공존하고 함께 살아내는 것이다.
동전의 앞 면이 있으면 뒷면이 존재하고,
흑돌이 있기에 백돌이 있어 바둑을 둘 수 있다.
이 세상이 한 가지로만 존재한다면 다양성은 찾을 수 없고 해결해 나갈 재미도 없다.
어제 힘들었으면 오늘이 좋고 오늘이 좋으면 내일은 최악일 수 있다.
인생이 어찌 좋은 날만 있거나, 나쁜 날만 있을 수 있을까?
힘든 날과 좋은 날 속에 우연히 찾아오는 기쁜 날이 있기에 우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버틸 수 있다.
오늘도 나는 좋고 싫음 그 중간에서 정답을 찾아 하루를 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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