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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림 Jul 10. 2021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마음의 메모

우리는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 원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가끔 너처럼 도도하고 싶어.

"어머~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네~ 잘 지내시셨죠? 집 밖에 나올 일이 없으니 못 뵈네요."

"그러게요. 다음에 커피 한잔 해요."

"네~  담에 꼭 해요."


하지만... 그다음은 사실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지나가는 인사치레가 다반사였는데, 나는 사실 눈치가 잘 없다.


진짜... 그 커피를 먹는 다음날을 기다린 적이 너무 많다. 또 우연히 만나면 진짜 커피 한잔해야 하나?

혹은 내가 먼저 전화해서 약속을 잡아야 하나?

내뱉은 말은 지켜야 편한 성격이라 진짜 전화를 걸어 없던 커피 약속을 잡고, 의미 없는 차 한 잔을 한 적도 많다. 참... 눈치도 없는 나!

상대방은 거절도 못 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지나친 모든 만남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었다.


불필요한 관계는

무의미한 시간을 만들 뿐.



"이거 어때?"

"아... 괜찮은 거 같아."

"진짜? 나 그럼 산다!"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네가 괜찮다고 해서 산거 집에서 입으니까 별로야..."

"아... 진짜? 그때는 이뻤는데... 어째."


나는 괜스레 미안했다...

사실은 나도 별로였는데 친구에게 솔직히 말하면 상처 받고 기분 나쁠까 봐...

친구 눈치 보느라 솔직하지 못했다.

배려라고 생각한 행동은 상대방에게는 핑계일 때가 있다.


배려라고 생각한 행동이

나만의 배려일 수 있다.



"사실 수술이 크게 위험하진 않아요.

그래도 여러 변수들이 있으니 혹시 몰라서 말씀드리는데요......(긴 독백)"

.

.

.

"그래서 안전하다는 건가요? 수술 잘 되는 거죠?"

"잘해야죠. 최선을 다할 겁니다.

.

.

."네... 선생님만 믿어요."


친정엄마의 여러 번에 수술을 통해 보호자가 돼야 했던 나는 동의서에 사인을 할 때마다 간이 옴지락거렸다. 당연히 의사 선생님께서는 최선을 항상 다 하신다. 하지만 가족을 수술대 위에 올려 보내야 하는 보호자로서 수술의 확신과 안정감을 더 느끼고 싶어 한다. 걱정과 불안으로 건넨 부탁의 말에 돌아오는 너무나 정직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답변은 가끔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 단 한 번도 '낭만 닥터 김사부'를 드라마 아닌 현실에서 본 적이 없다.


때로는 현실적인 답 보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어머~ 예쁜 공주님이네요. 자 보세요~"

"..................... 아... 안녕."


내 아이와의 첫 만남.

예쁘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는 그리 이쁘더구먼...

눈도, 입도, 코도 부었고, 여자는 머리빨인데 머리카락이 없다...

어디가 예쁘지... 신랑도 놀랬다.

딸인데...

아이를 보고 울었다. 딸인데... 어떡하지ㅜㅜ

미처 알지 못했다. 4시간은 지나야 진짜 얼굴이 서서히 나온다는 걸...

면회 때 본 내 아이의 얼굴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진짜 예뻤다. 고슴도치 맘 인정.

드라마와 현실은 천지차이라는 걸 진심 빼박으로 느낀 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과 혼돈하지 말자!



삶은 여러 아이러니들이 모여 인생의 희극이라는 단막극을 매 순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 속에서 우린 어제와 같은 듯 다른 오늘을 마주하고 내일은 지난 시간이 모여 탄생한 하루가 된다.

웃다가도 화가 나고, 슬프다가도 행복한 인생은 마치 롤러코스터. 그래도 살아있으니 이런 모든 순간을 느끼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두 코 구멍 사이로 스며드는 새벽 공기의 냄새와 찬 기운이 내가 살아있음을 깨워주고,

두 발로 내딛고 서있는 오늘이 나의 하루에 행보로 이어지니 내가 가는 길 가운데 온전히 주인공은 나뿐이다. 하물며 이 세상 주인공이 어디 나뿐일까! 모두의 인생은 이미 드라마 ing 중이며, 마지막 인생 연극의 커튼콜까지 모든 아이러니 속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빛나는 장면들로 채워가길 희망한다.


빛나는 인생의 마지막이 기다리는 건 바로!

화려한 앤딩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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