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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의 규칙

여성을 지키기 위한 남녀 칠세 부동석

by 빅토리아

요즘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다. 영화의 제목처럼 <조립식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혈연으로만 이루어진 가족이 아닌, 가족 같은, 가족인 食口도 꽤 있다.

어쩌면 이런 형태의 가족이 있는 집이면 셰어하우스라고 여겨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셰어하우스의 가족을 소개한다.

70대인 언니 부부와 함께 사는 은퇴교사인 60대 후반의 그녀 이야기다. 이들 3 식구가 같이 산 기간은 10여 년 남짓이다. 이들이 같이 살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그녀는 지금까지 미혼이라 그녀의 형제자매가 모두 결혼하여 각각의 가정을 가진 이후 홀로 되신 어머니와 자연히 같이 살게 되어 어머니의 마지막까지 지켰다. 그녀는 강남에 중형 자가 아파트가 있다.

그녀는 혼자서 사는 것에 자신 없어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다.

모친 별세 이후 곧 이주해야 하는 재건축 아파트를 가진 언니부부의 이주시기와 겹쳐 은퇴자인 형부와 언니부부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같이 살기로 한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서로 윈윈 하는, 그녀는 외롭지 않고 언니부부는 전세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 기회를 찾은 것이다.


" 오늘 나는 친구들이랑 점심 약속이 있어 11시에 나갔다가 3시쯤 들어올 거야. 형부는 알아서 점심 먹는대"

" 1박 2일 부산에 부부동반 여행 갔다 올게"

" 형부가 오늘 동창모임이 있어 점심때 나갈 거야"


언니는 늘 이렇게 언니 자신과 형부의 일정을 모두 그녀에게 알려준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 집에 형부와 처제만 있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그녀는 그동안 같이 살면서 형부랑 단 둘이 집에 있을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상황이 너무 싫다고 아마 그녀의 언니에게 넌지시 말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언니가 알려준 일정에 따라 그녀도 형부만 있는 시간대엔 밖으로 나가 그녀만의 시간을 카페나 도서관이나 모임을 갖는다고 했다.

이 자매는 나이가 들어서도 정말 현명한 처신을 하는 여자어른이다. 내가 아는 한 70대인 형부도 남자어른이긴 하다. 그래도 불편할 수 있는 자리는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이 나이 들어보니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활자화되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던 남녀 간의 불미한 사건이 수도 없이 발생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나이대의 여성은 본인보다 나이 많은 남성, 특히 위계질서상 상부에 있는 남성들과는 절대 한 방에 단 둘이, 한 사무실에 단 둘이, 한 집에 단 둘이서만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자세히(?) 관찰하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성푝력사건이 발생하는지 소설, 영화, 드라마 등에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보여준다. 한강 작가의 <몽고반점>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등.

형부, 사촌오빠, 직장상사 그 어느 누구도 저지를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me too> 같은 큰 방향을 일어나지 않았다.


가족이니까....

부끄러운 일이니까...

더럽히진 사회가 될까 봐...


남녀칠세부동석. 내가 아주 어릴 적엔 수시로 듣던 문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소멸된 문장이라 생각한다.

유교 경전인 禮記에 나오는 남녀 간의 규범이다. 지금은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남녀를 분리하는 구시대적인 관념이라고만 여긴다. 예기는 기원전 500여 년 전 공자 이후에 편찬된, 당시 사회의 규범을 엮은 것이니 아마 수천 년 전부터 중국의 역사가 기록된 이후 사회에서 벌어진 다양한 상황을 정리하고 필요하다고 여겨진 윤리를 기록한 것이다. 지금처럼 그때는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제는 여성을 지키기 위해 한 번쯤 재해석할 필요를 느낀다.

남녀칠세부동석. 남자와 여자는 7살 이후엔 같은 방에 둘이서만 앉아 있게 하지 말아야 한다.로 해석한다. ㅎ

7세면 초등학교 입학부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여성보다 남성은 좀 더 본능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그 본능이 식욕이 될 수도 있고 폭력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성욕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 우선적으로 발현될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그 어떤 경우라도 여성은 그 본능을 다 감당할 수는 없다는 거. 그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늘 그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누가 어린 딸을, 내 여동생을 상처받지 않도록 지킬 것인가?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낙천적으로 남성을 바라보는 시각도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나?


앞으로 내가 더 나이가 들면 남성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려나?

많은 남성들이 진정한 인간다운 인간성을 가진 어른으로 나이들면 참! 좋겠다.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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