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을 쓰더라도 네 생각을 써라’ 오래전 나의 스승님께서 나에게 선물로 주신 말씀이다. 그 말씀 이후로 한 줄도 제대로 못 쓴 날이 많았다. ‘내 생각’이 있어야 한 줄이라도 쓸 수 있는 것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 선물을 받은 이후로 글쓰기라는 창작의 고통으로 지새운 밤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나에게 그 말씀은 선물을 넘어 글쓰기와 관련하여 진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진리는 한 줄이라도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내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내 생각’이 없는 글은 감히 글이 아니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글이 되도록 내 생각을 쓰라고 말한다. 막 써라는, 막 써봐야 글이 된다는 또 다른 진리의 말씀과 함께 나에게 말한다.
-하영진, ‘글쓰기의 추억’, <고요히 한 걸음> 128쪽.
‘40년만의 완역’이라는 문구, 그 중에서도 ‘40’이라는 숫자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잘 실감 나지 않는다.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다는 것이. 그저,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록 한결같은 모습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질 뿐이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당신의 건강보다 후학들의 건강을 염려하시는 스승의 마음은 ‘네 생각이 담긴 글을 쓰라’는 것이겠다.
2025. 11. 20.
대문사진 - 현대사상연구소에서, 영진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