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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Nov 27. 2023

인정과 욕망(2)

<인정과 욕망>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좀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붙이는 글입니다.     


다시, ‘관계’의 문제, ‘상호 인정’의 문제입니다. 차별 없이 민주적이고 평등하게 서로를 인정하는 ‘관계’는 어떤 모습일 수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그게 ‘왜 문제인가?’라고 보는 입장이 존재합니다.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상호 인정이 아니라 승자가 더 인정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그러니 승자가 되기 위해 생사를 건 투쟁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있는 것이죠.      


‘상호 인정’의 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승자의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습니다. 패자가 승자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승자가 패자를 인정해 주는 것은 승자의 지위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에서라는 것이죠. 인정을 받고 싶으면 승자가 되라는 입장이죠.     


이런 입장은 승자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대 자본과 정치권력을 가진 자들, 그들과 동맹하거나 그들에 기생하여 상층의 권력 카르텔을 형성하는 자들이 실재하는 현실 세계의 승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들 관계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인정’의 문제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자식, 부부, 친구 관계에도 존재합니다. 그 역시 승자와 패자를 명확히 가르려는 욕망을 부추기는 자본 권력에 의한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게 자본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죠.      


그들 승자의 입장이 한 사회의 지배적인 입장이어서인지 패자도 그런 입장을 가지기도 합니다. 패배를 순순히 인정하고 승자를 따르라는 것이죠. 인정받겠다면 싸워서 승자가 되라는 것이죠. 그런 승자의 질서를 부정하는 것은 불순한 것이라고 말이죠.     


한편으로, ‘상호 인정’의 관계를 지향하는 입장도 존재합니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그렇게 공멸해 가는 끝없는 전쟁 같은 사회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죠. 모두가 승자일 수 있는 사회는 아니더라도 승자와 패자만 존재하는, 소수만이 승자이고 대다수가 패자인 사회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 사회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인정을 받겠다는 욕망은 인간 본성이기에 ‘생사를 건 투쟁’(헤겔), ‘인정 투쟁’(악셀 호네트)은 불가피하지만,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정해 줄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주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죠.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정해 줄 상대가 필요하니 상대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인간은 관계를 떠나서 살 수 없는 관계적 존재, 서로 의존(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해서, 어떻게 ‘관계’를 이루며 살 것인가라는 ‘관계’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겠습니다.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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