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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진 Dec 13. 2023

작가는 작품으로

소설의 경우, 조금 과장하면 거의 모든 소설의 주인공들에 감정이입 하거나 동일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두 내 얘기 같은 것이다. 내가 소설 속 삶을 다 살아봤기 때문이 아니라 소설을 많이 읽다 보니 영화를 많이 보다 보니 그리된 것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소설을 읽고 등장인물들을 좋아한 적은 많은 것 같다. 글을 좋아하면 작가가 실제로 어떤 사람일까 관심이 생긴다. 글을 좋아하는 ‘팬심’ 일 것이다. 그러다 작가가 좋아지는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작가들은 흠모의 대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해서, 작가는 작품으로 만나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직접 만날 기회가 있다면 반갑게 만나겠지만 말이다. 요즘은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매체들(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서 만날 수 있기도 하다.      


몇 해 전 작가들이 기획하고 진행하고 초대 손님으로도 나와서 이야기 나누는 팟캐스트 <문장의 소리>를 열심히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 많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다.     


만나보고 싶은 작가를 특정해서 말해야 한다면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있다. ‘한강’ 작가는 매체를 통해서 이미 많이 만났지만 만나 보고 싶은 작가다. <토지>의 박경리 작가도 있다.     


글이 좋아서 만나보고 싶은 좋아하는 작가들 중에는 이론가가 많다. ‘칼 맑스, 레닌, 체 게바라’. 이 세 사람은 혁명가이기도 하지만 빼어난 작가이기도 하다고 여긴다. ‘아도르노’와 ‘정희진’도 있다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지만 작곡가 베토벤과 쇼팽, 화가 고흐도 만나보고 싶다.     


여기서 ‘만나보고 싶다’는 말의 의미는 딱히 어떤 이야기를 나누거나 무언가를 한다기보다 일정한 시간을 한 공간에 같이 머물러 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 작가를, 그 ‘사람’을 느껴 보고 싶은 것이다. 나에게는 ‘여행’과도 같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작가를 만나는 일은 여느 ‘사람’을 만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니,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것이다. 작가도 ‘사람’이니까, 작가는 작품으로 만나면 되니까 말이다.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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