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라는 낱말 앞에 기쁜이라는 수식어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다. 기쁘다. 그 기쁨은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따른 것이다.
나에게 세계화라는 낱말은 슬픔에 가까웠고 지금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손잡고’
나에게 세계화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주제가였던 ‘손에 손잡고 Hand in hand’ 세계가 하나되자던 아름다운 희망의 노래와 함께 다가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세계화가 ‘자본의 세계화’, 자본들이 한마음 되어 마음대로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독재’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 그것이 자본주의가 최고로 발전한 단계인 제국주의 시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본주의의 발전이 끝을 향해 가면 갈수록, 자본의 독재가 심해지면 질수록, 극소수 자본권력들이 손에 손잡고 더욱 살기 좋은 세상, 그들끼리 사랑하는 한마음이 되면 될수록, 세계의 노동자들의 민중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환경 재앙, 세계 전쟁, 자연 자원 고갈, 인간 種의 고갈의 일상이 세계화되어 갈 것이다. 자본독재에 의한 세계
화는 슬프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라는 기쁨이 인류 파멸을 향해 가는 자본의 세계화라는 슬픔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 기쁨으로 슬픔을 이겨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 세계의 노동자들이 민중이 손에 손잡고 한마음 되어 자본의 세계화라는 벽을 넘어서는 데 한국 문학이 함께할 수 있다면 기쁜 세계화 아니겠는가.
2024.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