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있는가라는 그 물음에 일말의 희망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희망’은 아직 끝난 건 아니라는 의미에서의 희망이겠다.
생산력 증대를 멈출 수 있는가. 멈춘다는 건 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멈출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끝날 때까지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만물이 생성하여 운동하다 소멸하는 자연스러운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
다만, 생산력 증대를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을 착취하고 학살 전쟁을 벌여야 하는가 물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역시 살아야 한다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물음일 것이다. 언젠가는 소멸하겠지만 끝날 때까지는 생존이라는 운동의 과정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생산력 증대를 멈출 수는 없더라도 그 방향을 바꿀 수는 있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인간 착취와 자원 쟁탈을 위한 학살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생산력을 증대시킬 수 있지 않은가라는 물음인 것이다.
한데, 그와 같은 물음 자체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다. 진화를 위해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생존을 위해서 생산력을 무한 증식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인데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서 생산력을 증대시키며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라기 보다는 인간들의 관념이 만들어 낸 '가치'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생존본능에 따르는 경쟁과 무한 증식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인간 착취와 학살 전쟁을 벌이지 않으면서도 더불어 삶을 누리다 자연스럽게 소멸해갈 수 있는 방향으로 인류를 진화시켜 가는 것, 그럴 수 있는 인간 종種의 창조야말로 관념의 산물이기도 한 인류의 의미 있는 행위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2024.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