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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 지구인

by 영진

추억한다는 건 그리워한다는 것이겠지.

그립다. 우유니.


영국인, 말레이시아인, 과테말라인, 칠레인 또 칠레인, 그리고 한국인 나

여섯 명의 지구인이 볼리비아인이 운전하는 지프차를 타고 2박 3일을 우유니 사막에서 먹고 자며 칠레의 국경 마을에 이르던 그 시간이 그립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

다른 나라, 다른 나이, 다른 성별의 지구인들이 저녁을 나눠 먹고 둘러 앉아 누가 먼저 제안을 했던지 스무고개로 지구인 맞추기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던 시간.


마지막 날 칠레 국경의 노천탕에서 함께 피로를 풀던 시간도 그립다.



우유니 사막으로 가는 길에 들렀던 곳.


칠레-볼리비아 간의 오래전 전쟁으로 끊겨버려 더 이상 달리지 않는 철도가 지구인들을 맞이한다.

지구 곳곳의 전쟁, 기후, 경제 위기는 각 지역의 지구인들이 나라 살림을 누구에게 맡기느냐, 지구인들이 어떻게 얼마나 연대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 아닌가.




그들 지구인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그 곳의 그리움으로 남았지만,


그립다는 것은, 그리운 대상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2025. 6. 27.




우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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