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은 끝이 없어

by 토끼띠


슬로베니아는 직항이 없다.


경유를 하거나 주변 국가로 입국해 기차나 버스를 타고 넘어와야 했다.

슬로베니아 인-아웃으로 결제하고 나니 이왕 유럽 가는 거 여기 저기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파리에서 경유를 하지 말고 그냥 파리에서 여행을 시작할 걸 그랬나?

아냐 욕심부리지 말고 슬로베니아만 온전히 보자

그래도 기회가 흔하지 않은데... 아웃이라도 경유를 취소하고 파리로 넘어갈까?


무수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 에어프랑스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 가능하지만 수수료가 50만원이야 괜찮니?

- 50만원이요? 제가 왕복 90만원으로 결제를 했습니다만...


후...이럴 때는 바로 포기가 가능하죠

왜냐하면 저는 한 푼이 아까운 백수니깐요.

전화를 해보길 잘했지. 아니면 계속 고민했을테니까


바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 왔다.

일정이랑 숙소만 짜면 되겠다.

빠르게 끝나겠는걸?!



계획이란 변경하라고 있는 것


일정을 짜던 중 나와 비슷한 시기에 유럽 여행을 할 예정인 B를 만났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여행할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여행 중 만나기로 약속했다.


"B! 슬로베니아로 넘어 올래? 베니스에서 3시간이면 바로 넘어올 수 있어"

"그러면 일정 확인하고 뭐 타고 올지 알아보고 이야기해줄게!"

"응! 정해지면 이야기해줘"

.

.

며칠 후 나의 여행 일정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 당시 내 SNS 팔로잉의 대부분은 세계 여행자, 여행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인생여행지 #인생일몰 #일몰맛집

그 당시 이상하리만큼 포르투에 대한 피드가 많이 올라왔다.

한창 여행 항공권을 끊을 최적의 시기라며 광고가 돌아다녔고 내 휴대폰의 여행 어플들은 매일 최저가 항공권이 떴다고 알람이 울려댔다.


- B… 나 포르투갈 가고 싶어

- 정말? 사실 나도. 다들 인생 여행지래.

- 도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갔다 온 사람들은 다 인생 여행지라고 하는 걸까? 갈까?

- 그럴까? 어떻게 가야 하지? 항공권 알아볼게

.

.

- 필자야! 나 스위스 가는데 너도 갈래?

-스위스?! 갈까? 응 갈래!

.

.

이렇게 자연스럽게 슬로베니아 한 달 살기는 저 멀리 가버렸고 소위 말하는 효율적인 루트는 개나 줘버렸다.

내가 가고 싶은 곳만 무작정 가는 유럽 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슬로베니아 인 아웃이다 보니 여행 막바지에는 다시 슬로베니아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아무렴 어때?!

여행이 주는 그 자체가 행복인데.


최종 루트

슬로베니아-헝가리-오스트리아-포르투갈-스위스 그리고 다시 슬로베니아


효율성. 흔히 말하는 가성비를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즉흥적으로 바뀌었고 비효율적인 경로였지만 온전히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는 것

그보다 좋은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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