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학생 벤자민
첫 번째 학생이었던 벤자민.
처음 소개 동영상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Benjamin 학생이 수업을 등록했어요”라는 메일을 받고 미친 듯이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아무리 노력한다한들 시작을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벤은 나에게 시작이라는 선물을 준 학생이었다.
당시에 벤은 영국 사람이지만 베트남에서 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영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했었지만, 결국 최근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벤을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에게서 불안한 청춘의 모습이 보인다. 애써 벗어나려고 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스프링처럼 다시 제자리로. 분명 떠나고 싶었으면서 모든 것을 그리워한다. 시간들이 묻어있는 공간, 그리고 사람들을.
나도 퇴사를 하고 배낭여행을 하면서 외국에 살 수 있으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너무 작은 것에 연연해하는 사람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회사들과 팍팍한 사회 분위기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돌아가고 싶었을까? 나는 정말 외국에 살고 싶었을까? 나의 사람들이 보고 싶었다. 그들과 나누는 의미 없는 대화들이 그리웠다. 그 시간들은 내 인생에 큰 의미를 남겼다. 사람들이 남았다.
벤은 지금 다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다. 우리 둘 다 마음에 드는 직장을 한 번에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청춘으로 서로를 공감한다. 인생은 우리를 하나의 정답으로 몰고 가지 않는 듯했다. 정답이 없는 질문 하나를 손에 꼭 쥐고 죽을 때까지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