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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요요를 겪은 당신, 아직은 살 뺄 때가 아니에요

감량이 아니라 재활이 필요한 때

꽤 오랜 시간 다이어트 경험이 있었는데요. 간헐적 단식도 해보고, 원푸드도 해보고 정말 마음잡고 한 달에 20kg를 뺀 적도 있어요. 그런데 다시 살이 찌더니 지금은 원래 예전의 몸무게를 넘어 더 무거워졌어요. 그날도 불규칙해졌고요, 운동을 하면 얼굴만 너무 열이 올라와요.


똑같은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도 몸의 출발선상은 다르다.


오랜 시간 다이어트를 반복한 분일수록 몸은 일종의 학대를 받아왔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기초대사량 정도로 식사를 하거나 엄청난 운동량으로 빠른 시간 체중을 감량한 도전을 해온 사람의 몸일수록 수많은 고난을 받아온 거죠.


몸의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갑자기 식사의 양이 확 줄고, 평소에 잘 주던 특정 영양소를 공급하지 않는다든지, 식사의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밥의 양은 적은데 노동의 시간은 평소의 두 세배가 된다면? 이는 일종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강제노역을 하는 노역자와 다를 바 없죠.


이런 식의 다이어트를 자주 반복한 사람의 몸은 '생존 모드'


잦은 다이어트를 겪은 몸은 일반 몸이 아니라 '생존 모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정말 필수적인 생존에 필요한 활동 외에는 기능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몸이 사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생존을 제외한 나머지는 기능을 줄여버립니다.


성호르몬도 본래 기능 외에 생존에 필요한 곳에 가져다 씁니다. 생리불순이 일어나죠. 정자의 기능도 약화됩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손발톱이 부실해집니다. 소화에 사용할 에너지도 줄여버려 소화기 잘 되지 않고 빨리 소화가 가능한 가공식품이 많이 당깁니다. 몸의 순환도 느려져서 부기도 잘 빠지지 않아요.


생존 모드인 사람이 살을 빼려고 노력하면 괴로워진다.


몸이 생존하려고 노력하는 몸은 살을 빼려는 노력에 격렬하게 저항합니다 건강하게 먹는다고 샐러드와 단백질이 가득한 현미식을 먹으면 약해진 소화기가 반항을 합니다. 쉽게 체하거나 가공식품 폭식을 하게 됩니다. 물도 순환이 안돼 2리터를 마시면 몸이 붓거나 엄청 괴롭습니다.


운동도 문제입니다. 운동 뒤 얼굴에만 오르거나 전체 몸의 순환이 잘 되지 않아 괴롭습니다. 오히려 과한 운동은 그만큼의 식욕으로 연결되기 십상이에요.


생존 모드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정상화'를 목표로 두어야 한다.


이런 분들은 먼저 살 빠짐이 아니라 몸을 정상화시키는 식이를 시작해야 해요.


1. 식사의 규칙을 줍니다. 같은 시간에 비슷한 양의 음식을 먹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몸은 언제 음식이 들어오는지를 알고 대처하게 돼요. 비슷한 시간대에 들어오는 음식은 몸을 안정화시켜요. 불규칙한 시간에 식사를 하거나 식사를 건너뛰는 행동은 몸을 불안하게 만들어요.


2. 단순하게 드세요. 소화기능이 약해진 사람은 음식을 다양하게 먹는 것부터 괴롭습니다. 참고하면 좋을 내용은 '자연 위생학'에서 주장하는 단순하게 먹기입니다. 반찬의 가짓수를 줄이고 탄수화물을 먹을 땐 고기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고기를 먹을 땐 탄수화물 양을 절반으로 줄여 먹습니다. 필수는 채소'입니다.


3. 미량 영양소를 채워주세요. 몸의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큰 장작이라면 미량 영양소는 불쏘시개 역할입니다. 각종 비타민과 섬유질 무기질이 들어있는 채소와 과일을 드셔주세요. 식후보단 식전이나 오전이 약해진 소화기능에는 더 좋아요.


4. 격렬한 운동을 멈춰주세요. 지금 필요한 것은 크로스핏이나 헬스가 아니라 식후 10분 걷기 정도입니다. 몸은 아직 격렬한 신체활동을 감당할 만큼 준비되지 않았어요. 칼로리 소모의 강한 운동은 오히려 몸의 반발을 불러옵니다.


5. '씹기'나 '마음 챙김 먹기'를 시작하셔도 좋아요. 평소 감정적 식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몸이 진짜 필요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아먹는 사람이 많아요. 이때 씹기를 습관으로 만들거나 음식을 관찰하면서 먹기(색향맛을 느끼며)를 하면 나쁜 습관이 줄어들게 돼요.


위 방식을 꾸준히 하다 보면, 몸이 학대받은 경험을 서서히 잊어가게 돼요. 그러면 따로 다이어트를 하려는 마음이 없었음에도 살이 빠지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몸이 필요한 양 외의 살을 유지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죠.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최소 한 달에서 세 달 사이는 이런 식이를 유지해야 비로소 조금이나마 몸이 정상적으로 살을 뺄 준비를 하게 돼요.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그만큼 오랜 시간 다이어트로 몸이 망가진 경우가 그래요. 하지만 정상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다이어트를 하면 그건 몸을 망치는 길이고 같은 결과가 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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