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이 kg당 2.0g의 단백질을 먹어야 근손실을 최대한 줄이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게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도대체 어디에 기준을 두고 얼마나 먹어야 하는 거죠?
다이어트 시작한다고 하면 대부분 '단백질'부터 찾기 마련입니다. 파우더든, 닭가슴살이든 고단백의 식품을 매일 일정한 양씩 섭취하는 게 하나의 당연한 다이어트 공식처럼 사용되어 왔죠.
보통 많이 말하는 1.6g이라는 기준은 kg당 1.6g 이상으로는 더 먹어봤자 근육 생성의 효율이 더 높아지지 않았다는 데에서 생긴 기준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인 대상 1.2g를 먹은 집단과 1.6g을 먹은 집단의 10주간 실험에서, 근육량 증가는 딱히 차이가 없었단 점입니다.
게다가 이 기준은 초고도비만에게는 터무니없이 많은 단백질 양일 수 있습니다. 만약 100kg 사람이 이 기준대로 먹으면 하루 16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는 닭가슴살 800g을 섭취해야 하는 양입니다.
게다가 초고도비만인의 대부분의 체중 구성비가 지방입니다. 근육량은 체중 대비 높지 않죠. 그러면 근 합성을 위한 단백질 필요량이 체중 대비 낮은 편이고, 체중 대비 적은 단백질로도 몸이 필요한 양을 충분히 채울 수 있죠.
그러면 얼마나 먹어야 하나. 본인의 현재 체중이 아니라 본인이 감량하려는 목표 체중에 맞춰서 단백질 양을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100kg인 사람의 감량 1차 목표가 70kg 라면, 먹어야 할 양은 84g에서 많아야 112g입니다. 이 정도 양으로도 근 합성을 하는데 충분하죠. 또한 곡물이나 기타 식품에도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신경 써서 섭취할 단백질 칼로리는 이 중의 80% 정도입니다. 즉 67~89.6g 이죠.
포만감을 위해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건 본인 몸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절식과 다이어트로 요요를 겪어 초고도비만이 된 분들이라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장기의 기능이 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가 몸에 쉽게 버거울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고단백 위주의 식사를 할 때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몸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식사 끝나고 가짜 식욕이 터져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케이크가 후식으로 엄청 당기는 거죠.
사실 단백질 섭취보다, 다이어트 시 근손실이 나는 더 중요한 이유는, 체중 감소와 더불어 근육이 몸에서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근육은 필요하다고 사용해주지 않으면 다이어트라는 위급한 상황에서 근육은 분해되어 에너지로 사용됩니다.
이전 글에 근육의 목적이 내 하루의 활동과 자세를 버티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집에 앉아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식단량을 줄이면서 근력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단백질은 그저 간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에너지로 활용될 뿐입니다.
그렇다고 운동량을 빡시게 늘리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차피 걷기처럼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면 근육이 근손실을 방지할 만큼의 대미지가 가지 못해서 근육은 빠지는 게 당연합니다. 섣부르게 중량 운동을 시작하면 관절에 큰 무리가 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초고도비만은 사실 단백질의 양을 그리 신경 쓰지 말고 몸이 편안해하는 일반식으로 먼저 살을 빼고 난 뒤에, 근력운동의 양을 늘려갈 때 단백질을 신경 쓰셔도 그리 느리지 않습니다. 편안하게 생각하시고 먼저 살부터 빼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