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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디자인 김용환 Nov 20. 2022

과일의 과당은 비만에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과일이 과당이 비만을 유발하고 몸에 해롭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과일 먹기가 꺼려지네요. 


자연 상태일 땐 큰 문제가 없다가 정제만 하면 문제가 커진다.


여러분은 혹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잎이 크게 중독성이 없고, 고산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재라는 것을 아시나요?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탕수수의 연한 부분을 질겅질겅 껌처럼 씹으면, 단 맛은 단맛대로 나고, 딱히 혈당에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는 원래의 성분을 농축, 정제시키는 데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 있을 때 과일의 과당은 섭취 시 몸에 문제를 일으키기 어렵습니다. 이를 '시럽'이나 가루의 형태로 만들 때 문제가 생깁니다. 쉽게 더 많이 섭취하게 되거든요.


근육은 포도당을 간은 과당을 주로 저장, 사용한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근육에서 약 300g 간에서 약 100g 정도 저장합니다. 그런데 근육세포에는 과당 변환 효소가 없지만 포도당 변환 효소는 많고, 간에는 포도당 변환 효소가 부족하지만 과당 변환 효소는 많습니다. 그래서 포도당은 근육에서, 과당은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어 사용됩니다.


그래서 과당은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한 때는 그래서 과당이 당뇨 위함을 줄일 수 있다는 썰도 있었지만, 금방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오히려 과한 과당은 간에서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됩니다.


간의 글리코겐은 혈당을 조절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그럼 도대체 간에 글리코겐이 왜 필요한 것일까요? 간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혈액에 리터 당 70~99mg의 당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뇌는 하루에 약 100~140g의 포도당을 필요로 하는데, 혈당이 떨어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혈관에 풀어 혈당을 유지시킵니다. 


그래서 과당은 적절한 양만 먹어준다면, 오히려 혈당의 항상성을 돕는 좋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과당은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저 살찔 만큼 많이 먹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엄청나게 먹는 다이어트가 체지방을 줄이는 이유는 


보통 과일 100g에 과당이 4~8g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글리코겐을 가득 채우고 난 뒤 지방간이 될 만큼 과일을 섭취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 이상 먹더라도 오히려 체지방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추천드리는 방법은 아니지만, 과일만 먹는 다이어트가 있는데, 오히려 살 빠지고 건강지수가 좋아진 사례가 많았죠. 과일 다이어트가 살을 잘 빼주는 이유는, 과일만 먹으면 쉽게 물려 하루 내 몸무게를 유지할만한 칼로리를 섭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과당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하루 안에 다 연소가 되고도 부족했던 거죠.


문제는 액상과당의 일상적 섭취와 과도한 영양의 섭취


우리가 흔히 접하는 액상과당은 과당 100%가 아니라 포도당 4.5 과당 5.5 정도의 비율로 되어 있습니다. (과일과 비슷하죠ㄷㄷ) 이 액상과당이 음료, 과자, 빵, 조미료, 통조림 등 단 맛이 나는 대부분의 요리와 가공식품에 사용됩니다. 대부분은 미량 영양이 적고 흡수가 빠른 고칼로리의 가공식품이란 특징이 있죠.


이런 음식을 살찔 만큼 많이 먹게 되니 과당이 추가적으로 많이 남아 비로소 문제가 되는 겁니다. 마치 살찔 만큼 많이 먹어놓고 포화지방이 살찌는 주범이니,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 욕구를 해소해주고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과일


그래서 채소가 포함된 비정제 식단과 함께 과일을 통한 과당의 섭취는 혈당 항상성 유지와 미량 영양소 섭취로 다이어트에 오히려 도움을 줍니다. 게다가 다이어트 시 당 욕구를 건강하게 풀어주죠.


단, 과당은 흡수가 느려 소화가 안된 채로 대장으로 갈 경우 배탈을 일으킬 수 있으니, 특정 과일을 먹고 가스나, 배탈이 자주 난다면 과당 비율이 적은 과일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물론 1~2개 먹어서는 쉽게 생기지 않는 문제이긴 합니다. 과일 먹는 법은 이전 칼럼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식욕을 높이는 소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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