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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디자인 김용환 Oct 12. 2018

일이 안될 때 일 탓을 하면 좋은 이유

핵심은 죄책감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습관을 코칭하다 보면 대부분 겪는 문제가 있다. 계획을 제대로 짜지 못한다는 점. 정확하게 말하면 계획을 짜 놓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가장 주된 이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과도하게 양을 측정하고 다음에 나를 보면서 절망한다. "선생님, 전 이 정도인가 봐요."


이럴 경우 보통 내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애초에 계획 자체를 작게 하게끔 자극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가 오늘 이야기하려는 핵심인데, 바로 죄책감을 없애주는 것이다.


사실 계획 수립과 실천의 핵심은 계획 자체에 달려있지 않다고 해도 될 정도이다. 문제의 본질은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때 상대가 느끼는 감정이다. 무력감이나 죄책감은 계획의 완성을 방해하는 핵심 요소이다.


왜냐하면 어떤 계획이든 내 몸에 맞는 계획이 될 때까지는 물리적인 시간과 함께 반드시 수정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좋은 계획을 짜는 것은 환상이다. 초반의 계획은 계획이 아니라 검증 안 된 가설에 가깝다.


그래서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서 실천하려는 것은 사실, 처음 세운 가설이 완벽하게 맞기를 바라는 태도와 같다. 그런데 가설은 검증을 토대로 성장하는 씨앗과 같다. 방향은 결정되어있을지언정(심지어 이 방향조차 바뀐다) 그 성장의 속도나 크기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이 된다.


이때 좋은 핵심 솔루션은 계획을 제대로 못 지킨 이유를 그 계획 자체에 묻는 것이다. 이게 안 된 이유는 이것 탓이다.라고 말이다. 그랬을 때 몇 가지 핵심 문제가 해결된다.


첫 번째 내 탓을 전환시킬 수 있다. 분명, 하려는 데로 되지 않았다면 반드시 탓할 대상이 필요하다. 보통은 자기 자신이나 혹은 남을 탓할 대상으로 찾는다. 문제는 그래서는 절대로 아무 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이 쌓일 것이고 남을 탓할 경우에는 문제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지력을 덜 소모하게 된다. 계획을 짤 때 과도하게 의지력을 강조하는 경우, 의지력이 고갈될 상황(직업, 상황 등에서 오는)에 처한 사람은 실천 자체가 어렵다. 그런데 일 탓을 하게 되면 의지력이 적은 것도 나와 독립된 하나의 이유가 된다. 문제 해결 방법을, 의지력을 덜 소모하는 방식으로 찾을 수도 있고, 일 자체를 쉽게 만들 수도 있다.


세 번째는 죄책감이 덜어지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일 자체를 개선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기가 훨씬 쉬워진다. 자기 객관화가 쉽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잘 해결이 안 되는 계획과 일은 그 일을 하는 내가 아니라 그 일 자체를 문제로 보는 게 맞다. 내 탓을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발전 속도가 빠르다.


문제를 진정 해결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실패했을 때 그 일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지 방법을 찾아보는 게 맞다. 이게 내 탓이 좋지 않은 이유이며, 일 탓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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