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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범용의 습관홈트 Feb 20. 2020

세상엔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세상 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 본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인생 디폴트 값 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때로는 내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으로 힘들어할 때 혜성처럼 은인이 나타나 나를 도와준 적이 있다. 내가 행운아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는 특별한 존재로 태어난 것일까? 그렇지도 않은 것이 나는 세상이 내 준 숙제 중 대부분을 풀지 못하고 좌절하고 상처 받으며 넘어진 곳에서 수도 없이 넘어진 경험이 너무나 많다. 그럼 과연 무엇일까? 어떤 숙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반면에 또 어떤 숙제는 내 인생극장에 의외의 사람이 나타나 나를 도와주는 것일까?

2019년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 한 해였다. 왜냐하면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인 ‘조직문화 담당자’로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임무는 한마디로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도록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평가 공정성을 강화하고 팀원을 육성하고 열린 소통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줄 아는 조직을 만드는 일이며, 비효율적인 업무를 제거하고 옆에 있는 동료들과 협업하여 서로 도움을 주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눈뜨면 회사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고 업무에 몰입하여 경영성과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자리다.

너무 거창하게 말한 것 같다. 그렇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허드렛일도 해야 한다. 매월 팀원 전체 회식 장소도 알아봐야 하고, 분기별로 진행하는 조직 활성화도 기획하고 준비물도 챙기고 사회도 봐야 한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도전은 나를 늘 긴장하게 만들고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간다. 어떻게 하면 동료들이 우리 팀을 사랑하고 맡은 업무를 힘들지만 즐겁게 처리해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고민했지만 쉽게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런 막막한 마음이 들 때, 예상치 못하게 타 부서에서 2명이 우리 팀으로 새롭게 전입을 왔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그중 한 명이 이전 부서에서 조직문화 담당자 역할을 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 해 동안 수많은 조직문화 활동들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그 결과, 조직문화 점수가 최하위 수준이었던 우리 팀이 연말 전사 조직문화 우수사례 발표 대회에서 50개 팀 중 당당히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습관홈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는 남의 옷이 아닌 나만의 옷을 입듯이 습관 목록도 나의 개인적 또는 직업적 꿈과 연결하여 엄선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하지만 꿈이란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건이 아니지 않은가. 수 십 년을 찾아 헤매도 선명한 자태를 선뜻 보여주지 않을 만큼 까다로운 대상이 바로 꿈이란 놈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다면 하고 싶고 되고 싶은 나를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오늘도 각자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나도 습관홈트 참가자들에게 습관을 꿈과 연결하라고 조언은 했지만 솔직히 절름발이 조언이었다. 왜냐하면 어떻게 꿈을 찾으라는 본질적인 조언은 회피한 채 임시방편으로 1년 동안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빈 종이 위에 5개 정도 적어 놓고 그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한 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을 1개 선정한 다음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기 위한 습관을 선정하라는 정도의 조언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난 늘 고민에 빠졌었다. 어떻게 나는 목적이 좌절되어 낙담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부여하고 꿈을 다시 꾸도록 조언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가슴 뛰는 꿈과 습관을 연결시켜 꿈이 현실로 탈바꿈하도록 조언해 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본질적인 대답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 말 우연히 아내가 소개한 ‘아들러 심리분석 전문가 과정’에 신청하였고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어디 나뿐만이겠는가? 강원국 작가의 <대통령의 글쓰기>에는 간절히 원하면 꿈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사례가 등장한다. 때는 2007년 어느 날. 강원국 작가가 5,18 민주화 운동 27주년 기념사를 쓸 때였다. 대통령에게 보고할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까지 쓰지 못하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좀체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발을 동동거리며 몇 날 며칠을 그것만 생각했다. 밥 먹을 때도 걸어 다닐 때도.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며칠 후 꿈속에서 글이 술술 써졌다고 한다. 깨자마자 부리나케 메모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글이 탄생했다고 한다.

사업가의 사례도 있다. ‘생각의 비밀’ 저자이며 스노우폭스 회장인 김승호 씨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매일 100번씩, 100일간 상상하고 쓰고 외치면서 원했던 바를 모두 이루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50만 달러짜리 비즈니스를 인수하기도 했고 400만 달러짜리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에서는 주인공 산티아고가 그렇게 간절히 만나길 원했던 연금술사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연금술사는 산티아고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사람이 어느 한 가지 일을 소망할 때, 천지간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뜻을 모은다네”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데, 이를 지켜본 여신 아프로디테가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신화에서 유래한다. 즉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효과를 일컫는다.

솔직히 나는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었던 ‘시크릿’류의 허황된 주문, 즉 온 마음을 다하면 우주의 기운이 우리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다는 식의 허황된 주장에 손사래를 쳤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2016년 어느 날 우연히 습관 관련 책을 읽고 습관을 실천하면서 내 생애를 통틀어 처음으로 미친 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각의 틀이 깨지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당시 직장에서 맡은 업무가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품질 담당자였던 회사 선배에게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배는 나에게 아직도 그 장면이 잊히지 않을 정도로 나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된 그 운명적인 말을 해 주었다.

‘온 마음을 다하면 세상엔 너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넘쳐난다.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말아라 ‘

간절히 원하고 그 마음을 다해 행동으로 옮길 때 은인이 나타난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고민하면 세상은 우리에게 답을 던져준다. 그리고 때로는 은인을 보내준다. 나는 오늘도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듯 확신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사람들은 선하고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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