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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범용의 습관홈트 May 03. 2020

꿈에는 매뉴얼이 없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그 정체성을 찾아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이 일이 맞나?’라고 고뇌하며 흔들린 적이 없는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나는 이 분야에서 대표선수라고 자부한다. 제길. 이게 자랑할 꺼리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까지 20여 년의 직장생활 중에 14번의 사표를 냈고 지금 15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다. 가장 길게 다닌 곳은 7년 정도 다녔다. 하지만 짧게는 하루만 다닌 직장도 있고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다닌 직장도 여럿이다.

지금은 15번째 사표를 내기 위해 월급 이외 수입 파이프 라인을 여러 개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도 나는 그나마 다행인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늦은 나이지만 40대 중반에 찾았기 때문이다.

나의 직업적 정체성은 ‘정서적, 경제적 자유를 돕는 대한민국 1호 습관 조력자’ 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더 많은 ‘습관 가족’이 탄생하도록 도와 지금보다 두 배 더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대한민국이란 비좁고 경쟁이 치열한 땅덩어리 안에는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진짜 맞나?’라는 직업적 정체성 혼란으로 힘들어하는 직장인이 수두룩하다.


이렇게 직업적 정체성 혼란은 많은 직장인의 멱살을 수시로 잡아 좌우로 흔들어 대며 잠도 안 재우고 괴롭히는 악랄하고 못된 놈이다. 이놈은 자연의 섭리도 무시하는 무지막지 한 놈이다. 낚시꾼도 작은 물고기는 방생해 주는데, 이놈은 사회 초년생이건 은퇴가 코앞인 중년이건 나이를 구분하는 아량도 베풀지 않는다.

직장인이건 운동선수건 예술가이건 주부이건 학생이건 간에, 꿈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정체성 혼란이란 놈 때문에 우리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울컥하기도 하고, 나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해 놓은 것도 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건 아닌지, 이런저런 오만 가지 생각에 멍 때리다가 흘깃 시계를 보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라고 속으로 놀라며, 또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자신을 자책하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 것일까? 과연 어떤 일을 해야 우리는 행복할까?


각자마다 그 정답은 다를 것이다. 달라야 맞다. 제품을 찍어내는 공장과는 달리, 꿈에는 매뉴얼이 없다. 우리가 이토록 방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니 너무 스스로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자책은 그만두고 더 늦기 전에 각자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 방법을 찾자. 우선 이 질문에서 출발해 보면 어떨까? 우리를 괴롭히는 정체성이란 놈은 대체 어떤 놈인가? 즉,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 와 같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무의식 속에 새겨진 정체성을 알고 이해해야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사연은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빛나고 다양하리라.

그런 다음에 ‘나는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내가 평생을 걸 만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수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부자가 될 거야’라고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이것은 우리 정신의 10% 영역에 해당하는 노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무의식을 우리의 의식과 일치시키지 않는다면 무의식은 강하게 거부할 것이고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무의식 속에 새겨진 부정적 믿음이 바뀌지 않는다면, 즉, 정체성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 인생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재 나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또 새로운 신념에 기반한 정체성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다행히 여기엔 몇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첫 번째 방법은 '관찰'이다.

우리의 많은 행동들은 여러 가지 무의식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글쓰기, 명상, 마인드 맵 등이 있다. 그중 내가 효과를 본 것은 글쓰기 방법 중 하나인 성찰일기 쓰기다. 성찰일기는 우리가 스스로 ‘내가 이렇게 살아와서 많이 힘들었구나’와 같이 알아차리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성찰일지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쓰고, 그때 나의 감정은 어땠는지, 나의 생각은 어땠는지, 마지막으로 나의 행동은 어땠는지 글을 쓰면 된다. 이를 통해 내가 화가 난다거나 우울한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고 새로운 다짐과 일치하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정체성 변화에 성공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스스로 관찰을 통해 정체성 변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것이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정체성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두 명의 전문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전문가는 무의식 연구소의 석정훈 대표다. 그는 최면 심리 상담사로 활동하며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의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무의식에 대하여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최면은 마음의 문제에 직접 들어가서 무의식과 대화를 하며 상처 입은 마음을 수술하는 것이 최면 치료라고 정의한다. 또한 최면을 통해서 정서적 문제가 생겼던 어린 시절로 직접 가서 그 당시 어리고 도움이 필요했던 나를 만나 위로하고 지지해주면 새로운 정체성을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 또 한 명의 전문가가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전문가는 세계 3대 심리학자 중 한 명인 알프레드 아들러다. 그는 과거의 환경과 조건이 동일해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여기, 두 명의 소년이 있다. 둘은 형제다. 그들의 아버지는 가난했고 무서웠다. 하루는 술에 취한 아버지가 세상에 대한 분노를 형제에게 쏟아부었다. 폭언을 하고 폭행까지 했다. 형은 이 경험을 이렇게 해석했다. '난 자식들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처럼 절대 살지 않을 거야. 난 따뜻한 아버지가 될 거야'라고 말이다. 형은 커서 결혼을 했고 스스로 다짐한 것처럼 자녀들에게 헌신하는 다정다감한 아버지가 되었다.

반면에 동생은 이 경험을 다르게 해석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좋은 부모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데, 나만 이게 뭐야. 세상은 정말 불공평해'라고 푸념했다. 그리고 동생도 커서 결혼을 했고,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그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기 자식에게 쏟아붓는 무서운 아버지로 변해 있었다. 형제는 분명히 동일한 경험을 했지만,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둘의 미래는 달라졌다.


아들러는 이렇게 말한다.


“잘 먹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항상 궁지에 몰린 환경에서 자란 아이라고 해서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아이가 환경에 대해 내리는 결론이다. 가정환경과 주위의 사회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위에 소개한 형제처럼, 인간은 같은 경험을 해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다르게 살아간다. 하지만 참 다행인 것은 늦은 때는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과거의 아픈 경험 때문에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만약 당신이 과거의 아픈 경험 때문에 '난 뭘 해도 안돼'라고 단정하거나, '모든 사람은 다 날 싫어해'와 같이 잘못된 해석을 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알아차려야 한다.


2019년에 1년 동안 내가 아들러 심리센터에서 주관한 ‘아들러 심리분석 전문가 자격 과정’을 수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전문 과정은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한 <Self-Healing의 여정>이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우리의 무의식 속에 새겨진 잘못된 초기 기억들을 재해석 함으로써, 과거에 지배받는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여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도 많은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 ‘나는 능력이 없어, 세상은 불공평해’라는 잘못된 무의식에서 벗어나서 ‘나는 사랑받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사람들은 선하고 세상은 살 만한 곳이야, 따라서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정체성을 바꾸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나도 여러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상처 받지 않고 자란 사람은 없다. 다만, 어린 시절의 초기 기억은 당신에게 유리하게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합리적 판단이 결여된 어린 당신이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리고 당신에게 유리하도록 그 기억을 왜곡하여 무의식 속에 저장했을 것이다.

이제 그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잘못된 믿음에 작은 균열을 내고 깨야 한다. 당신이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말이다. 그 상처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당신의 미래는 달라진다.


그 첫 시작은 새로운 진리를 믿는 것이다.


'나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나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지금의 나 자신을 만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며, 미래의 나를 결정짓는 것도 나 자신이다' 


– 알프레드 아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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