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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Opinion 수필

최애

언제 바뀔지 모르는

by S 재학

최애(最愛)

-(명사) 가장 사랑함. 또는 그런 대상

1. 가장 사랑함.

2. 가장 사랑하다.

신조어인 줄, 젊은이들의 줄임말인 줄 알았는데 표준어란다!

괜히 젊은 척 하는 것 같아, 격식 없는 것 같아 사용하지 않았는데 ㅠㅠ

그렇다면~

1. 나의 최애 노래1

-왁스. 화장을 고치고

언제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80여km 출퇴근을 하면서 지루한 정체 시간, 한강으로 지는 노을을 보며 아무런 생각없이 자동차도 흘러 가고 강물도 흘러가는 풍경 속에, 문득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을 것이다. 청량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가사가 와 닿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심금을 울렸다. 노을과 노을을 닮은 목소리와 강물처럼 흘러 나오는 멜로디 한 방에 뿅 갔을 것이다. 그뒤로 나의 최애 노래가 되었다.

2. 나의 최애 노래2

-존 바에즈. 더 박서(1978년 실황 음반)

선배가 출근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1톤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돌진했단다. 시골 국도 굽은 길이라 서로 속도는 높지 않았다고 한다. 막 컴퓨터 로그인을 하는데 전화가 왔다.

‘아야, 좀 와라’

‘어? 목소리가 왜 그래요? 어디예요?’

한꺼번에 세 가지 질문을 퍼부었고, 15분 거리였다. (선배와 난 같은 코스 출근길이다.)

구급차 함께 타고 병원으로 달려 갔고, 이것저것 수습 중에 가족이 왔다.

퇴원하고 고맙다며 CD 한 장을 준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모았는데…맘에 들랑가 모르것네’

세 번째 트랙인가에 들어 있는, 존 바에즈의 목소리를 듣고 순식간에 맘에 들어버렸다.

물론 바에즈가 부른 다른 음반도 들어 알고 있고, 사이먼 앤 카펑클이 부른 더 박서도 알고 있다. 그러나…이 ‘더 박서’는 달랐다. 바에즈의 생생한 목소리가 살아 있다.

3. 나의 최애 영화

-미라클 밸리에

프랑스 영화다. 언뜻 코메디다.

'메 쉐 빠헝 쥬바흐~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편 것 뿐~'

에리크 엘모스니노가 수화와 노래로 ‘비상’을 부른다.

가족, 성장, 자녀, 꿈 등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가족 이야기여서 좋고, 성장과 꿈, 거기에 노래까지 좋다.

(때마침 이 시기 둘째가 비상을 준비 중이어서 감정이입하여 봤다. 여러번~)

4. 나의 최애 음식

-순댓국

이 건 설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순댓국은 하는 집마다 맛이 많이 다르다. 정말 맛있게 하는 순댓국집이 있다. 순대보다 내장이 들어가고, 국물이 뽀얀, 조금은 옛날 냄새(?)도 나는…입맛 없을 때 한 그릇 먹으면 기운이 불쑥 솟는다. 정말이다. 그런 집이 어딨냐고?(나만 알고 먹을 거당~) 보통 시장통 순댓국집이면 거의 맞다. 가끔 소주 반 병도 비운다.


5. 나의 최애 술

-백주

술을 좋아하냐고? 그렇지 않다. 소주 한 병에 해롱거린다. 하물며 도수 높은 중국술이야…한 잔 따라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마시는 맛, 그 맛이 좋다. 오래도록 입 안에 향기가 머물러서 좋다. 사실 중국 술 대부분이 입에 맞다. 백주면 더 좋다. (너무 비싸다.) 하얀 사기잔에 따라 한 모금 털어 넣으면 입 안에 싸악 퍼지는 향기가 좋다.

6. 최애 과일

-자두

고향 집 뒷곁에 아무렇게나 자란 나무에 열린 자두, 햇볕을 듬뿍 받아서일까 공기가 맑아서일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자라서일까 이런 자두 없다. 적당히 시고 적당히 달고 알맞게 단단한, 자두만큼 맛있는 과일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7. 나의 최애 여행지(예정이다.)

-중앙아시아

언젠가 이 지역 여행을 할 거다. 가기 전에 역사 공부 많이 하고 갈 거다. 두 달 쯤 살다 올 거다. 낯섦과 설레임이 여행 내내 섞일 거다.

8. 나의 최애 언어(예정이다.)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시도한 언어다. 독일어는 학력고사에서 점수에 유리하다 해서, 일본어는 젊었을 때 파견 준비한다고, 중국어는 중국 술 찾아 다니려…

말 그대로 시도한 언어다. 당연히 초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제 프랑스어 남았다. 슝슝슝슝하는 리듬이 좋다고 할까?

일단 듣기에 좋다.

그래서 최애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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